계속된 엇박자·폼페이오 10월 방한 무산…韓 패싱?

  • 뉴스1
  • 입력 2020년 10월 22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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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에서 참석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뒤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보인다. 2019.8.2/뉴스1 © News1
지난해 8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에서 참석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뒤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보인다. 2019.8.2/뉴스1 © News1
최근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공동기자회견 취소에 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10월 방한도 사실상 무산되면서 한미 관계 이상설(說)이 다시 확대된다.

우리 정부가 추진중인 종전선언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조기 전환 등을 둘러싸고 한미가 엇박자를 지속중인 것과도 맞물려 미중 갈등 속에 ‘전략성 모호성’을 견지 중인 한국 외교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 국무부는 21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이 오는 25일부터 30일까지 인도, 스리랑카, 몰디브, 인도네시아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이달 7~8일 방한 예정이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을 이유로 전격 취소한 뒤, 이달 중 아시아 지역 재순방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일본 방문은 예정대로 강행했던 가운데 이번 계획에 한국이 또다시 빠지면서 사실상 미 대선전 10월 방한은 결국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추진중인 역내 안보협력체 ‘쿼드(Quad) 블록’ 참여 여부를 놓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 일부러 한국을 패싱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아시아 순방 중 쿼드 국가인 인도에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까지 참여하는 2+2 확대회담을 열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견제를 위한 포괄적인 대외 전략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방한 취소 당시 도쿄에서 열렸던 미·일·호주·인도 등 쿼드 4개국 외교장관 회의에 이어 양자간 한층 진전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쿼드 4개국은 내달 인도양에서 합동군사훈련을 실시, 안보협력체로서 첫 실질적 행보에 나서며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에스퍼 장관이 역내 안보협력 대상으로 쿼드 3개국 외에 10개국을 추가로 언급하면서 한국을 제외한 것도 한미 이상설을 부채질하는 대목이다.

에스퍼 장관은 전날 미 애틀랜틱 카운슬 주최 대담회에서 “동맹국들이 러시아의 도발과 중국의 나쁜 행위에 맞서 미군과 함께 싸워주길 기대하고 있다”며 협력국으로 쿼드 3개국 외에 10개국을 일일이 열거했으나 한국은 거론하지 않았다.

지난달 16일 미 안보 싱크탱크(두뇌집단)인 랜드연구소가 주최한 강연에선 인도·태평양 지역의 다자안보체제 중요성을 강조하며 일본·호주·인도·싱가포르와 함께 한국을 거론했던 것과 대비된다.

최근 SCM에서 공개적으로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하고 전작권 조기 전환 등과 관련 입장차를 확인한 그가 우리 정부에 누적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미측은 이번 SCM에서 올해 코로나19에 따라 내년으로 연기된 전작권 전환 조건 중 2단계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일정을 확정하는데 난색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작권 전환에 대한 미측의 미온적 태도에 내년 내 3단계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까지 마무리할 수 있을지를 놓고 회의적인 전망이 나온다.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마무리하려는 우리 정부 계획에 제동을 건 모양새인데 이 역시 미중 사이에서 모호한 태도를 지속중인 한국에 대한 불만이 일정 부분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다만 우리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아시아 순방에 한국이 빠진 것과 관련 “미 대선 등 여러 제반 상황을 감안한 것”이라며 패싱 논란을 반박했다. 강경화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의 초청에 따라 ‘가까운 시일 내’ 미국을 방문해 양국간 협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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