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위서도 ‘월성 1호기’ 난타전…“경제성 조작” vs “애초에 적자”

  • 뉴시스
  • 입력 2020년 10월 23일 15시 35분


여당 "경제성만 본 감사 자체가 잘못된 것"
야당 "대국민 사기극으로 규정…불법 밝혀져"
한수원 사장 "감사보고서에 조작 표현 없어"
원안위원장 "영구정지와 폐쇄 결정은 다른 것"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를 두고 여야 의원 간 대립이 첨예하다.

앞서 감사원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의 근거가 된 한국수력원자력의 경제성 평가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원전 판매단가와 이용률, 인건비, 수선비 등 평가에 필요한 변수를 조정해 경제성을 의도적으로 낮게 산출했다는 것이다.

23일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이날 여당 의원들은 경제성만으로는 원전 조기 폐쇄의 타당성을 따질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나아가 감사원 감사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은 “반쪽 감사도 아니고 경제성만 보고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한 정책적 판단을 내릴 수는 없다”며 “원전 폐쇄에 따른 큰 변수는 안전성과 경제성인데 하나만 본 감사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우상호 의원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월성 1호기에서 8300억원의 적자가 났는데 경제성을 판단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논란이 된 이유는 정책 판단에 대한 감사이기 때문”이라며 “차제에 감사원 정책 감사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당 의원들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월성 1호기가 부당하게 조기 폐쇄됐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경제성 평가가 조작된 것이라는 강도 높은 비판도 나왔다.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규정한다”며 “최재형 감사원장의 소신에 박수를 보낸다. 친여 성향의 방탄감사단에 가로막혀서 비록 완전한 매듭까지는 짓지 못했지만 과정의 불법을 밝혀냈다”고 발언했다.

또한 “감사원 감사 결과에 조작이라는 표현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말장난으로 덮을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원전 이용률과 판매단가를 낮추면서 원전 가동 중단이 이뤄졌는데 이게 조작이 아니면 무엇이 조작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박성중 의원은 “경제성을 전반적으로 낮게 평가한 것은 팩트”라며 “이번 감사 과정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직원들이 자료를 삭제했다. 떳떳하면 왜 자료를 삭제하나”라고 지적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경제성 평가를 조작으로 보기에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는 “감사원 결과보고서 어디에도 조작이라는 표현은 나오지 않았다”며 “그런 일은 없다”고 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한수원의 월성 1호기 영구 정지 신청을 의결한 원안위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박대출 의원은 “앞서 여러 차례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영구 정지를 의결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원안위는 국가 에너지를 폐기 처분하는 데 마지막 도장을 찍어주는 역할을 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엄재식 원안위원장은 “영구 정지와 조기 폐쇄 결정을 동일시해서 볼 문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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