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장관이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70년 전에 동맹을 맺었다고 해서 그것(한미동맹)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은 미국에 대한 모욕”이라고 해 논란을 일으킨 이수혁 주미 한국대사에 대해 “일부 표현에 문제가 있었다”고 했다. 강 장관은 이어 “(주의 조치를) 아직 안 내렸지만 대사의 발언 취지 등을 충분히 검토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모종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강 장관은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취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미 국무부는 13일 화상으로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나온 이 대사의 발언에 대해 다음날 이례적으로 “한미동맹을 극도로 자랑스럽게 여긴다”며 사실상 반박 논평을 냈다.
강 장관은 이어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이 ‘잇따른 성비위와 복무기강 해이 사건의 부실한 처리 과정은 장관 리더십에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는 수준까지 와 있다’고 지적하자 “여러 사건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는 데 대해 그 누구보다도 장관인 제가 리더십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교부가 폐쇄적인 남성 위주의 조직에서 탈바꿈하고 있는 전환기가 아닌가 싶다”면서도 “제 리더십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국민과 대통령께서 평가하면 (대통령이) 합당한 결정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건 한 건 (성비위 사건)을 들여다보면 완벽히 처리됐다거나 더 이상의 조치가 필요 없는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며 “뉴질랜드 행정직원에 대한 성희롱 사건이 그 전형”이라고도 했다. 외교부는 최근 뉴질랜드 주재 외교관, 나이지리아 주재 대사관 직원의 성추행 등이 잇따라 터지는 데도 ‘제 식구 감싸기’ 식 대처로 일관해 야당에서 강 장관에 대한 사퇴 요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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