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끝났는데 국정은 더 꼬여…추미애로 시작해 윤석열로 끝

  • 뉴스1
  • 입력 2020년 10월 26일 17시 28분


이원욱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0.10.19/뉴스1 © News1
이원욱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0.10.19/뉴스1 © News1
약 2주에 걸친 21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는 ‘라임·옵티머스’로 시작해 ‘추미애·윤석열’로 26일 마무리됐다.

역시나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각 상임위원회별 정책국감은 찾아볼 수 없었고, 여야는 말싸움만 거듭한 채 알맹이 없는 국감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 상황도 적지 않았다.

더욱이 흔히 말하는 ‘야당의 시간’도 무색해졌다. 서해상 실종 공무원 피살사건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시절 특혜의혹,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 각종 대형 쟁점을 두고 야권의 강력한 ‘한방’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국민의힘의 무딘 공세로 ‘기대 이하’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감 종반부에는 추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은 각각 아들의 군 휴가 특혜 의혹, 수사지휘권 논란 등을 안고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여야의 난타전은 극에 달했다.

◇18개 상임위원장 與 독식…증인 채택 없이 ‘야당의 시간’ 원천 봉쇄

국민의힘은 이달 초 국감 시작을 앞두고 모든 상임위에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들춰내고 깐깐한 검증을 하겠다”며 전방위 파상공세를 예고했었다.

하지만 주요 상임위에서 야당이 요청한 증인 채택이 대거 무산되면서 각 부처 장관을 상대로만 공방을 벌이는 데 그쳤다.

국회 18개 상임위원장직을 모두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이 ‘정쟁 중단’과 ‘수사 중인 사안’ 등이라는 명분으로 야당이 요구하는 증인을 철저히 반대해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8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필사적으로 증인 채택을 막는 민주당 의원들의 행태에 연민을 넘어 처연함까지 느낄 정도”라며 “국감을 하자는 것인지 국감을 방해하려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김봉현 ‘옥중서신’에 여야 대치 극심

라임·옵티머스 사태는 국감 시작 전부터 야당이 ‘권력형 게이트’로 규정짓고 파상 공세를 이어 온 상황이다.

그러나 국감 기간 중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옥중 입장문에서 야당 정치인과 검사들에게도 로비와 향응을 제공했다고 주장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야당의 공세가 예상만큼 강하지 못했던 것도 야권 인사들의 연루 정황이 제기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은 게 결정적이었다.

◇난리법석 ‘법사위’…추미애 vs 윤석열, 탈원전 감사 결과도 들썩

올해 국감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법제사법위원회’였다.

라임·옵티머스 사태가 법무부·검찰의 정면 충돌로 엮인 추 장관과 윤 총장, 여기에다 이른바 ‘탈원전 감사’ 결과 발표로 최재형 감사원장까지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법사위는 열릴 때마다 난리법석이었다.

추 장관이 인사청문회와 국회 대정부질문 등에서 ‘아들 휴가 처리에 관여한 바 없다’, ‘보좌관에게 군부대에 전화를 걸라고 시킨 적이 없다’고 말한 것이 거짓 해명이라는 논란이 국감까지 이어졌다.

추 장관의 발언은 국감장에서도 논란을 일으켰다. 추 장관은 아들 관련 의혹에 대해 야당이 거듭 문제를 제기하자 “소설이 소설로 끝난 것이 아니고 정말 장편소설을 쓰려고 했구나”라고 말하면서 여야간 고성이 오갔고 감사가 잠시 중지되기도 했다.

수세에 몰렸던 윤 총장의 반격의 시간도 있었다. 추 장관과 갈등을 빚어오던 윤 총장은 지난 22일 약 15시간 전국에 생중계되는 국감장에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박탈 조치, 검찰 학살 인사 등에 대해 작심하고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에 대해 “법리적으로 보면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맞섰다.

일각에서는 “윤석열의 야성이 돌아왔다”고 평가하며 21대 국회 첫 국감의 가장 큰 이슈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국감 마지막날인 이날 추 장관은 법사위 종합 국감에 나와 윤 총장을 겨냥해 “선을 넘었다”면서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부하라는 단어가 생경하다”면서 ‘부하 논란’을 불러온 윤 총장 발언의 부적절성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감사원의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이 발표되면서 국감장은 또 한번 정쟁의 장이 됐다.

야당은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 고발과 탈원전 정책에 총공세를 폈다. 반면 여당은 최재형 감사원장의 정치 편향성 의혹을 제기하면서 공방을 벌였다.

◇“한 대 쳐볼까?” 반말·욕설, 몸싸움 직전까지…막장 국감

국감장에서 여야가 반말과 고성을 주고받으면서 어김없이 올해도 볼썽사나운 민낯을 그대로 보여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지난 23일 국감에서는 민주당 소속 이원욱 과방위원장과 박성중 국민의힘 간사가 막장대결을 벌였다.

박 의원이 발언 시간을 더 달라는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항의하면서 이 위원장을 ‘당신’이라고 한 것이 발단이었다.

이 위원장이 “어디에 대고 당신이냐”고 따지면서 박 의원에게 다가가자 박 의원이 “한대 쳐볼까”라며 팔을 올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위원장이 “야 박성중”이라고 소리치자 박 의원은 “건방지게. 나이 어린 XX가”라고 말하면서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국감은 10여분 뒤 재개됐지만 여야 간 별다른 유감 표명은 없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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