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희 선관위원장 후보 “9억 차익 투기 아냐”…편향성은 ‘부정’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 후보자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 후보자는 2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부동산 시세차익 9억여원’ 의혹에 대해 적극 부인했다. 야당을 중심으로 제기된 ‘정치적 편향성’ 공격에는 차분히 맞서며 중립적이고 공정한 선거관리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노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경기 청평의 요양원 건물을 매도하는 과정에서 투기로 시세차익을 올렸다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시설 투자비용 등을 감안한 매도액이 설정됐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그는 “차익 부분은 매수가액과 매도가액을 단순비교하면 9억원이 되지만 수리비용, 요양원 설비·시설 자금, 초기운영자금을 부담한 사정이 있다”라며 “그런 사정으로 매도가액이 책정된 것이라, 거액을 얻었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 “투자나 투기 목적은 아니다”라고 재차 밝혔다.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공격도 이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노 후보자가 법원 내 진보적인 성향의 모임으로 알려진 ‘우리법연구회’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활동 이력 때문에 그의 정치적 중립성이 의심된다고 했다.

노 후보자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후보자로서 동의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또 우리법연구회가 불법단체냐는 질문에 “아니다”라며 “학술연구단체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은 “후보자가 우리법연구회 출신이고, 현 정부의 입맛에 맞는 판결을 해서 (위원장에 내정됐다)”라며 “후보자의 성향을 보면 선관위원장 등극은 문재인 정부 입맛에 맞는 선관위 구성의 화룡점정이 아닌가 한다”고 주장했다.

노 후보자는 “(25년간 법관으로 지낸 신념이) 공정하고 중립적인 자세 견지”라며 “법관으로서도 마찬가지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엄정하고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자세로 선관위 업무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대해서 “헌법상 독립적인 기관의 구성원으로서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을 단일 기준으로 가르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라면서도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 보호에 적극적으로 법해석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은 진보적으로 평가될 수 있지만, 다른 측면으로는 법률 문헌을 중요한 해석 기준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노 후보자가 대법관 시절이던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해 무죄 취지의 판결을 내렸던 것에 대해 질의했다.

권 의원이 “유죄판결이 날 경우 허위사실공표죄의 특성상 (이 지사의) 당선이 무효가 되고 40억원 가까이 물어줄 수 있다는 사정이 고려됐느냐”고 하자 노 후보자는 “(이 지사의 당선이 무효가 될 사정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했다.

아울러 노 후보자가 대법관 시절 내렸던 판결이 하급심에서 뒤집힌 후 최종적으로 대법원에서 다시 판결이 확정된 사례에 대해서도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군사법원이 군 영내에서 벌어진 폭행 사건에 대해 피고인에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는데, 노 후보자가 주심을 맡았던 대법원 2부가 폭행죄는 ‘반의사불벌’(피해자 의사에 반하는 경우 처벌할 수 없다) 원칙을 적용한다며 “공소기각을 선고했어야 한다”며 이 사건을 파기환송해 돌려보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고등군사법원은 “군형법에는 군사기지나 시설 등에서 군인을 폭행한 경우 반의사불벌죄를 적용하지 않는 특례조항이 있다”며 “(대법원이) 특례를 간과한 게 너무도 명백해 공소기각하지 않고 판단한다”고 다시 유죄 판결을 내렸다. 이후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이에 대해 노 후보자가 군형법에서 폭행죄에 반의사불벌 원칙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모르고 잘못 판결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노 후보자는 “논란이 된 걸 접하고 개인적으로 업무처리에서 소홀함이 있었나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며 “모든 사건을 세심하게 처리해야겠다는 계기로 삼고 있다”고 했다.

노 후보자는 선관위의 선거 관리 현황에 대해서는 “아픈 역사적 경험도 있지만 근래에 들어서는 선진국에서도 모범이라고 볼 정도로 선거관리를 충실하고 깨끗하게 해왔다고 생각한다”라며 “지난 총선 이후 부정선거 의혹 등이 일부 제기되고, 대법원에서는 선거무효소송이 120여건 계류되어 있어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위원으로 지명되면 보다 투명하게 선거사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노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하면 여성으로서 첫 선관위원장이 될 전망이다. 선관위원장은 별도로 인사청문회를 진행하지 않고, 선관위원로 지명되면 이후 선관위원들의 호선으로 결정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