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6일 미중 갈등에 대해 “미중 간 전략적 긴장이 훨씬 심화된 상황이고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우리 위치를 확고하게 수립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종합감사에서 ‘5년 전 윤병세 장관이 미중 양쪽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상황은 골칫거리나 딜레마(궁지)가 아니라 축복이라고 말했는데, 이에 동의하냐’고 묻는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강 장관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다가 미중 양측으로부터 배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그런 우려가 있는 것을 이해하지만 확대협력과 원칙있는 외교, 전략적인 경제외교를 우리의 기본 틀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의 기본이고, 한미동맹을 발전적으로 관리해 나가면서 우리의 경제적 이익이 크게 걸린 중국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도 발전시키는 것이 국민이 바라는 외교 아닐까 싶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미국의 중국견제를 핵심으로 하는 ‘쿼드(Quad)’ 확대 구상이나 클린네트워크와 관련해 여러 의원들의 제언이 나왔다.
미국은 일본·호주·인도와 함께 쿼드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사한 수준의 다자안보기구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공식화하면서, 한국, 베트남, 뉴질랜드 등을 언급한 바 있다.
‘클린네트워크’는 통신사, 애플리케이션, 클라우드, 케이블 등 사업에서 화웨이, ZTE, 알리바바 등 중국 IT기업을 배제하겠다는 미국의 구상이다. 미국은 지난 14일 제5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화상회의에서 ‘클린 네트워크’ 구상을 설명하고 우리 정부에 동참을 요청했다.
이태규 의원은 “중국 입장이 아닌 우리의 주체적 관점에서 본다면 쿼드는 우리나라의 외교 레버리지를 확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대중 레버리지는 발언권 강화를 통해 중국의 우려를 풀어줄 수 있고, 역으로 미국의 동맹강화에 대한 아쉬움을 풀어주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했다.
김홍걸 무소속 의원도 “일본도 쿼드나 클린네트워크 구상에 대해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면서 “미중 갈등 속에서 양자택일을 할 수도 없고 한 없이 전략적 모호성으로 갈 수도 없는데, 우리 정부는 중견국으로서 당당하게 국익에따라 동의할 수도 있고 반대할 수도 있는 확고한 모습을 보여야한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쿼드는 기구가 아닌 협의체”라며 “쿼드 참여를 미국으로부터 요구받은 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클린네트워크와 관련해서는 “엘지 유플러스의 (화웨이 사용) 문제 등에 대해 경제 이슈를 논의하는 차원에서 언급이 있었지만, 우리는 기본적으로 이런 것은 기업에서 결정할 일이고, 민감 기술 보안성 문제에 대해서는 민관이 합동적으로 문제를 짚어보고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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