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취임 후 첫 한일 국장급 협의…아베 때와 다를까

  • 뉴스1
  • 입력 2020년 10월 29일 09시 39분


다키자키 시게키(瀧崎成樹)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29일 오전 이도훈 한반도본부장과 면담을 위해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2020.10.29/뉴스1 © News1
다키자키 시게키(瀧崎成樹)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29일 오전 이도훈 한반도본부장과 면담을 위해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2020.10.29/뉴스1 © News1
한일 외교국장급 협의가 29일 서울에서 열린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 취임 이후 처음 열리는 이번 국장급협의에서는 강제징용 문제, 한중일 정상회의 등 한일 관계 현안에 대해 논의할 전망이다.

다키자키 국장은 이날 오전 8시47분쯤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들어섰다. 다키자키 국장은 한국과의 논의 주제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다만 전날 인천국제공항에서는 같은 질문에 “다양한 현안, 논의해야할 모든 것들”이라고 답했다.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이날 오전 다키자키 국장과 한일 국장급 협의를 진행한다. 한일 국장급 협의가 대면으로 열리는 것은 지난 2월 이후 8개월 만이다.

김 국장과 다키자키 국장은 이번 협의에서 한일간 최대 난제인 강제징용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매번 협의 계기마다 이 문제를 논의해왔지만, 의견 차를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한국은 2018년 10월 나온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을 존중하며, 피해자 권리 실현 및 한일 양국관계 등을 고려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본은 한국 내 징용피해자 문제에 대해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체결 당시 한국 측에 제공된 총 5억달러 상당의 유무상 경제협력을 통해 모두 해결됐다고 맞서고 있다.

일본 기업에 대한 ‘자산현금화’ 조치도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2018년 10월 나온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을 근거로 일본 기업들에 대한 자산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인데, 이르면 연말쯤 매각절차가 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자산 현금화 조치가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재차 경고한 데 이어, ‘자산현금화 저지’를 스가 총리의 방한 조건으로 내거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마이니치 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은 한국 정부가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이 매각되지 않도록 보장하지 않으면 연내로 추진 중인 한중일 정상회의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일각에서는 다키자키 국장이 이번 방한에서 이 같은 일본 정부의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리 정부는 일본이 수출규제 사유로 제시한 조건을 우리가 모두 충족했음에도 일측은 여전히 우리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유지하는데 대해 문제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정부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방식 결정과 관련해서도 일본 측에 투명한 정보 공유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일 국장급 협의에 앞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오전 다키자키 국장과 한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갖는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한반도 상황을 점검하고, 상황을 관리한다는 차원이다. 다키자키 국장은 이 자리에서 북한 내 일본인 납치 문제도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이 본부장은 일본, 중국, 러시아와 한반도 정세 평가를 공유한 뒤, 다음달 초 미국을 방문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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