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사실상 후보 공천을 하자 여야의 선거전이 벌써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30일 언론 인터뷰에서 “다음 주 (재보궐선거 원인 제공 시 후보를 내지 않도록 하는) 당헌이 개정되면 후보자 검증위원회 구성 절차에 들어가고, 경선 준비(절차)는 11월 중에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군 중에서는 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출마 의사를 공식화했다. 우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당의 방침이 결정되면 (서울시장 출마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생각”이라며 “당의 방침을 일부 수정하게 된 것은 국민들께 죄송한 일이지만 내년에 서울시장, 부산시장 후보를 내지 않아 국민의힘 후보들이 선거의 의미 없이 당선된다면 대선 국면에 영향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2018년 지방선거와 지난 총선 정당 득표율을 보면, 보수 야권과 민주당이 지지층을 양분해 나눠갖는 등 지지층이 고착화된 경향이 짙기 때문에 ‘여당 심판론’이 생각보다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헌 개정을 강행하는 이유가 “서울시장 선거는 해 볼 만하다”는 승리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얘기다.
야권에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여부가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이날 국민의당 소속 주이삭 서울 서대문구의원은 “안 대표의 불출마는 기회를 차버리는 것이다. 좋은 정책과 인물을 국민께 소개하지 못하는 정당에 왜 있어야 하나”라며 탈당계를 제출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당내 ‘필승카드’가 없기 때문에, 야권 연대로 단일후보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 속속 나온다.
하지만 안 대표는 여전히 공식적으로는 서울시장 출마설을 부인하고 있다. 안 대표의 멘토였던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안 대표를 후보로 세우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한 것에 대해 안 대표는 측근들에게 “나와 전혀 상의한 적이 없고 본인 의견을 말씀하신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장의 경우 여야의 분위기가 엇갈리고 있다. 부산시장 선거 승리를 자신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이날 부산에서 ‘시민후보찾기 공청회’를 열고 ‘성추행 보궐선거’ ‘민주당 당헌 뒤집기 거짓말 보궐선거’ 프레임을 부각켰다. 국민의힘 성폭력대책특별위원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동영상 인사말에서 “부산시민은 현명함을 발휘해 조금 더 수평적이고 서로를 배려해 조직을 잘 관리할 수 있는 리더를 꼭 선출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공당으로서 창피한 노릇”이라고 했고, 주호영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을 사기공화국으로 만드는데 앞장설 셈”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 김해영 전 의원 등이 부산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지만 대외적으로는 말을 아끼는 편이다. 당 관계자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태 등을 겪으며 지속적으로 민심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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