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뇌물 등 혐의로 징역 17년형이 확정된 이명박 전 대통령(79)이 2일 다시 구치소로 향한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이 지난달 29일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실형을 확정한데 따라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오후 형을 집행한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까지 중앙지검에 출석해야 해 30분 전인 오후 1시30분께 강남구 논현동 자택을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검사와 수사관 등은 함께 가지 않는다.
검찰에 도착하면 담당검사가 신원 등을 확인한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이 제공하는 차량을 타고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구치소로 이송된다.
2018년 3월22일 구속 수감된 이래 두 차례 석방과 수감을 반복한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월25일 석방 뒤 251일 만에 동부구치소로 돌아가게 됐다.
동부구치소는 성동구치소에서 확장 이전해 2017년 개소한 곳으로, 전국 구치소 중 가장 신식 시설로 꼽힌다.
통상 구치소 입소대상자는 신분확인, 신체검사, 소지품 영치, 일명 ‘머그샷’인 수용기록부 사진촬영 절차를 거친 뒤 수인번호가 새겨진 수의로 갈아입고 구치소 내 생활 안내 등을 받고, 세면도구와 모포 등을 수령한다. 이 전 대통령도 일반 재소자와 같은 절차를 밟아 수감될 방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 전 대통령의 수감구역은 동부구치소가 결정한다. 앞서 법무부는 전직 대통령 예우·경호와 다른 수감자와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그를 독방에 배정했는데, 이번에도 같은 이유로 독방에 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직 대통령 수용 사례 등을 고려하면 전담 교도관이 지정될 전망이다.
과거 이 전 대통령이 수감됐던 독거실은 동부구치소 12층으로, 거실면적 10.13㎡(3.06평) 규모다. 여기 딸린 2.94㎡(0.89평) 크기 화장실을 더하면 총 규모는 4평 남짓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된 10.08㎡(3.05평) 규모 독거실보다 약간 크다.
방에는 일반 수용자와 같이 TV와 침구류, 식탁 겸 책상, 사물함, 싱크대, 거울, 청소용품 등이 구비돼있다.
이 전 대통령은 매 끼니를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음식으로 해결해야 하고, 식사 뒤 스스로 식기를 설거지해 반납해야 한다. 입소 뒤 첫끼가 될 이날 저녁엔 동부구치소 수용자용 11월 식단표상 두부버섯국과 꽁치김치조림, 오복지무침, 깍두기가 나온다.
판결이 확정된 기결수로 분류돼 미결수 때와 달리 변호인 접견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일반 접견의 경우도 미결수는 1일 1회 가능하나, 기결수는 분류 기준에 따라 최다 1일 1회, 최소 1주 1회로 제한된다. 결수에 따른 경비처우급 분류는 형이 확정된 이후 검사를 통해 결정된다.
기결수는 보통 교도소에 수감되지만, 이감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등의 전례를 따라 이감 없이 동부구치소에서 잔여 형기를 살 수도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앞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약 1년간 구치소에 수감된 바 있어 남은 수형기간은 16년 정도다. 사면이나 가석방이 되지 않을 경우 95세인 2036년 형기를 마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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