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단일후보 돼야 승리 가능성 높아 활발한 논의"
김상훈 "당 외 영향력 있는 인사 영입 및 단일화 관심"
장제원 "우리로 못 이긴다면 시민후보로라도 이겨야"
당 내 다른 후보 반발, 불분명한 단일화 효과 등 변수
“2022년 3월9일에 정권을 되찾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고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기회가 바로 내년 서울·부산 보궐선거다.”
“더불어민주당 출신 자치단체장들이 성추행으로 물러난 다음 치르는 보궐선거에서조차 시민들로부터 선택을 받지 못한다면 그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는 내년 4월7일 치러질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에 당의 사활이 걸려있음을 4일 거듭 강조했다. 부산 지역 3선 장제원 의원 역시 “진다면 어차피 망할 정당”이라며 배수진을 쳤다.
이처럼 당 지도부가 비장한 각오를 다진 가운데 국민의힘에서는 내년 재보선 승리 전략으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금태섭 전 의원 영입 혹은 이들과의 단일화를 염두에 둔 시민후보론이 떠올랐다.
주 원내대표는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의 입당과 이에 따른 경선 참여를 전제로 야권 단일후보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단일후보가 되고 힘을 모아야 승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활발한 논의가 나오고 있다”며 “안 대표, 금 전 의원과 선거 막판까지 가면 힘을 합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 대표는 확실히 반민주당측 단일후보가 될 수 있다는 그런 가능성이 높으면 움직일 거라고 본다”며 “국민의힘이 당원 비율을 아주 낮추고 일반 국민이나 여론조사 비율을 높이면 그런 결심을 하기에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상훈 국민의힘 4·7 재보궐선거 경선준비위원장은 서울 마포에서 열린 ‘좋은 후보 선정 특별 초청 토론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당 외의 영향력 있는 인사 영입 및 단일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상황에 따라 우리 당에 입당해 경선을 치르는 분들은 당내 경선 룰에 따라 공정하게 경쟁을 할 수 있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 이야기가 나오는데 별도로 힘을 합해 선거에 임할 필요가 있다면 유연하게 판단할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제원 의원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라면 시민후보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의 이름으로 이길 수 없다면 시민후보의 이름으로라도 이겨야 한다”며 “이길 수 있는 2%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의 49%를 헌납할 수 있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책임당원 투표 비중을 이전보다 낮추는 방안이 검토되는 등 당원 등 전통적 지지층을 홀대한다는 목소리도 커지는 분위기다. 김 위원장은 이를 의식한 듯 이른 시점부터 집안 단속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내년 4월7일 보궐선거에서 승리를 이루기까지 다소 불만족스러운 생각 있어도 당이 혼연일체가 돼서 선거를 이기는 방향으로 가주십사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5분 남짓한 발언 중 두 차례나 단합을 강조할 정도로 작심한 발언이었다.
이외에도 당 내 다른 후보들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점, 야권 단일화의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점 등은 향후 당 외 인사와의 후보 단일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나 금 전 의원이 명확하게 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는 것도 불안한 지점 중 하나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과거 친박 등 강경파의 반발이 상당히 클 것 같다. 왜 외부 힘으로 선거를 치르냐는 반발이 나올 것”이라며 “단일화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중도층을 끌어모으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당세가 위축돼 있을 때는 시민 비중을 높여도 당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아 시민들의 참여 의지 자체가 없다”고 짚었다.
이어 “안 대표는 당 밖에서 단일후보로 추대돼 출마할 가능성 자체를 차단하는 것 같진 않다”며 “다만 국민의힘 안으로 들어와서 후보가 되는 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보는 것 같다. 금태섭 전 의원도 국민의힘 소속으로 나가는 건 어려울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당내 후보를 찾는다면 오세훈 전 시장이나 유승민 전 의원 등 대선 주자가 있다”며 “어차피 서울시장에서 크게 지면 대선이고 미래고 없다. 시민들이 호응하지 않는 시민후보가 무슨 소용이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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