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5일 정세균 국무총리의 발언을 되새겨보라는 야당 의원의 지적에 “주어가 빠졌다”며 반발했다.
추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외에 출석해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고위 공직자라면 절제하고 성찰하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한 정 총리의 발언을 거론하자 “네, 그런데 주어가 빠졌네요?”라고 답했다.
정 총리는 지난 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최근 추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상황과 관련해 “내각을 총괄하는 총리로서 책임을 느낀다”면서 “고위공직자라면 절제하고 성찰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요구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할 말 다 하고,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면서 고위공직자로서 도리를 다한다 하겠나”라고 비판한 바 있다.
추 장관의 “주어가 빠졌다” 답변은 정 총리의 해당 발언이 자신이 아니라 윤 총장을 향한 지적이라고 해석한 것이다.
윤 의원은 또 정 총리가 추 장관의 아들 군 복무 특혜 논란 때도 ‘국민에게 민망하다’고 했던 발언을 언급했다. 그러자 추 장관은 “그래서 (야당) 의원들이 검찰에 고발해서 원도 끝도 없는 수사를 해서 무혐의 됐는데, 이를 재론하면 장관 모욕주기를 계속하는 것”이라며 “그만하라”고 했다.
‘소설 쓰시네’ 발언으로 대립각을 이룬 바 있는 윤 의원과 추 장관의 설전은 이날도 계속됐다. 특별감찰관 예산 축소를 두고 윤 의원이 “청와대가 특별감찰관 임명을 하지 않으려는 게 아니냐”고 묻자 추 장관은 “권력형 비리가 염려되면 당당하게 공수처를 출범하면 될 일”이라고 맞섰다.
윤 의원은 “동문서답하는 게 추 장관 특징이냐”, “매번 싸우려고 국회에 오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추 장관은 “장관 모욕주기는 이제 그만하라”고 받아치는 등 한 때 소란이 일기도 했다.
한편 추 장관은 이날 윤 총장을 겨냥해 “스스로 중립을 훼손하는 언행을 지속하기 때문에 제가 지휘·감독을 꾸준히 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조직법이나 검찰청법상 총장은 장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공무원이고 당연히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며 “개인 갈등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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