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반(反) 여성 여가부 무슨필요…해체가 정답”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11월 6일 13시 15분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 대해 “국민 전체가 성인지 집단학습을 하는 기회”라고 말한데 대해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이렇게 반(反)여성적인 여성가족부라면 필요 없다”고 일갈했다.

유 전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장관으로서 최소한의 의식도, 양심도, 자격도 없음을 스스로 보여줬다”며 “여성부 장관이라는 공직자가 저런 막말을 해도 장관 자리에 버젓이 버티고 있는 게 문재인 정권의 본질이다”고 비난했다.

그는 오거돈 사건 피해자의 ‘그럼 나는 학습교재냐?’는 하소연을 언급하며 “피해자의 목소리는 우리를 너무 가슴 아프게, 분노하게 한다”고 했다.

이어 “나는 2017년 대선 때 여성가족부 폐지를 약속했다”며 “여성의 인권과 사회참여, 경제활동이 보장된 국가들도 여성부를 따로 두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는 “여성의 건강, 복지, 자녀보육, 교육은 보건복지부와 교육부가 챙겨야 하고, 여성의 일과 가정의 양립, 직장에서의 차별 금지, 육아휴직은 고용노동부가 챙겨야 하고, 여성의 인권은 법무부가 챙겨야 하고, 범국가 차원의 저출산 대책, 성인지 예산은 대통령이 기획재정부, 관련부처들과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유 전 의원은 “모든 국가정책에는 인구의 절반인 여성이 해당되지 않는 곳이 없는데, 여성가족부를 따로 두는 것은 오히려 제대로 된 여성정책을 방해할 뿐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은 여성가족부 장관의 사퇴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여성을 내세워 1조2천억원의 예산을 쓰면서, 여성을 위해 제대로 하는 일은 없이 ‘성인지 학습 기회’라는 막말만 하는 여성가족부, 장관 사퇴가 아니라 여성가족부 해체가 정답이다”고 촉구했다.

또 “각 부처에 여성정책을 담당하는 국을 만들고 기재부 예산실에 여성예산국을 만드는 것이 훨씬 더 여성정책을 제대로 하는 길이다”고 덧붙였다.

이정옥 여가부 장관은 전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해 ‘838억원의 서울·부산 보궐선거비용이 피해자들이나 여성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느냐’는 윤주경 국민의힘 질문을 받았다.

이에 이 장관은 “국가에 굉장히 큰 새로운 예산이 소요되는 사건을 통해 국민 전체가 성인지(감수)성에 대한 집단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역으로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건에 대해 ‘권력형 성범죄냐’고 물었지만 “수사중 사건의 죄명을 명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끝내 답하지 않았다.

이에 윤 의원은 “대한민국의 여성가족부 장관이 맞냐. 가해자 편에 서서 문재인정부를 욕되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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