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美 대선 혼란에 北도 침묵…관망 기간 길어질 듯

  • 뉴시스
  • 입력 2020년 11월 6일 17시 36분


과거에도 승패 확정 전에는 공식 반응 안 보여
"바이든 당선 후에도 언급 봐가며 대응할 것"
수해 복구, 경제 건설 집중하며 대외전략 수립

미국 대통령 선거가 유례없는 혼란 양상을 띄면서 북한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북한은 선거 결과가 확정되기 전까지 대미 메시지를 내지 않고 미국의 동향을 지켜볼 것으로 관측된다.

6일 북한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은 미국 대선과 관련한 보도를 전혀 하지 않았다. 북한 공식매체들은 대선 당일인 지난 3일과 투·개표가 이뤄진 4~5일에도 미 대선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흘러가고 있음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 투표 조작 가능성을 제기함에 따라 선거 결과가 확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과거에도 북한이 미 대선과 관련해서 승패가 확정되기 전에 공식매체를 통해서 반응을 보였던 사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다음 날인 2016년 11월10일 관영매체 논평을 통해 미국 새 행정부가 ‘핵강국’과 상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이후에도 관영매체를 통해 외무성 명의로 자신들의 핵 무장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탓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북한은 일련의 대미 메시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는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선거 결과가 보도됐다. 조선중앙방송은 오바마 당선 이틀 만인 2008년 11월7일 관련 소식을 전했다.

당시 보도에는 대선 결과와 관련한 별도의 논평이나 입장은 없었지만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바랐던 북한의 속내를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왔었다.

북한 매체는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한 2012년에도 대선 결과가 발표되고 사흘 뒤인 11월10일 그의 당선 소식을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복 소송을 제기하고 있어 대선 개표 및 당선자 확정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북한의 대미 메시지 부재 기간은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공식화된 이후에도 북한은 향후 북미 대화 국면을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반응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지난 2일 VOA(미국의소리) 방송에서 바이든 당선시 평양은 관망세를 유지하며 북한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을 봐가며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올해 삼중고(코로나, 수해, 대북 제재)에 처해 연말까지 이를 수습하기 바빠 대외문제에 신경쓸 여력이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북한은 악조건 속에서도 수해 복구 사업을 신속히 끝내고 경제 사업을 최대한 성과 있게 마무리짓기 위해 연말까지 ‘80일 전투’를 전개하고 있다.

북한은 상황을 지켜본 뒤 내년 1월 당 대회에서 북미 협상 방침 등을 포함한 대외 전략의 기조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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