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 시한을 하루 앞두고 여야가 최종 후보군을 각각 2명 내외로 좁힌 것으로 전해졌다. 초대 공수처장 후보들의 윤곽이 구체화되면서 여야 간 ‘공수처 힘겨루기’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 등에 따르면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중 여당 추천위원들은 공수처장 후보로 2명을 추천하기로 하고 이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 전달했다. 야당 추천위원들도 후보를 2명 안팎으로 압축했다. 당연직 추천위원인 법원행정처장과 대한변호사협회장은 공수처장 후보로 각각 3명 정도의 후보를 제출할 예정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 7명으로 구성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는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1차 회의를 갖고 추천위원 1인당 최대 5명의 후보를 9일까지 추천한 뒤, 13일 2차 회의를 열어 대통령에게 추천할 최종 후보 2명을 선정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민주당 몫 추천위원인 박경준 변호사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후보로 검토했던) 대부분의 인사가 고사하는 바람에 선정이 쉽지 않았다”며 “최종적으로 추린 2명은 언론에 많이 언급되지 않았던 사람들이고 모두 남성”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 몫 추천위원인 이헌 변호사는 “5명 정도 추천하려고 했는데 최종적으로 1, 2명을 뽑아 제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기존에 긍정적인 뜻을 내비쳤던 인사들이 ‘더 고민하겠다’라는 등 입장을 번복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전했다.
9일 후보군의 면면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임기 3년의 초대 공수처장을 둘러싼 여야 간 신경전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추천위원은 “추천위원 7명 모두 열린 마음으로 각자 추려온 후보들을 우선 검토해 보겠다는 분위기”라면서도 “구체적 이름들이 거론되기 시작하면 최종 의견 조율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야당이 무턱대고 비토권을 행사할 경우 법 개정을 해서라도 올해 안에 출범하겠다는 입장은 여전하다”면서도 “다만 정치적 중립성과 정당성이 중요한 공수처 특성상 ‘독단적으로 밀어붙이는 게 옳은가’ 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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