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친문재인) 적자’ 김경수 경남지사의 차기 대권 레이스가 불투명해지면서, 여권의 유력 대권 주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의 양강체제에 힘이 실렸다. 적자를 잃은 친문의 표심을 얻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8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5~7일 전국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에서 이 지사는 23%, 이 대표는 22%를 기록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 대표와 이 지사는 7월 전후부터 해당 조사에서 20%대 지지율로 접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가운데 김 지사가 지난 6일 2심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여권 대권 구도 향방에도 여러 관측이 나온다. 김 지사의 판결을 일단 확인하고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결정하겠다는 친문 의원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단 내년 재보궐선거를 앞둔 가운데, 안갯속인 친문 표심이 특정 인사로 세력화할 계기가 없는 만큼 가까운 시일 내에 양강 구도가 급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에 정치권은 친문 의원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친문 의원이 주축인 매머드급 싱크탱크(두뇌집단) ‘민주주의 4.0 연구원(가칭)’의 발족을 두고 김 지사의 행보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었다.
결국 이 국면에서 차기 대권 주자로 쐐기를 박기 위한 이 대표와 이 지사의 수 싸움에 더 불이 붙게 됐다.
이 대표는 문재인정부 후반부 국정 핵심 과제인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등에 고삐를 당겨 당·청간 호흡을 주도하고 있다. 서울·부산시장 공천에 대해서도 여론의 부담을 감수하고 빠르게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결단력을 보여 당심을 모았다.
집권여당 대표로서 민심을 살피기 위해 전국 각지를 찾는 강행군도 이어간다. 최근 영남과 호남에 이어 오는 11일 충청·강원 지역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연다.
이 지사는 현안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 8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서 부동산, 개성공단 재개 등 여러 주제에 대해 소신을 피력했다. 이 지사는 “부동산 안정화를 위해선 비거주 주택 강력 규제와 공공임대주택 확대만이 답”이라고 했다.
친문 표심이 불확실하다 보니 양강구도를 흔들 변수도 부상하고 있다. 제3의 후보로는 친문을 비롯해 친노(친노무현) 측과도 원만한 편인 정세균 국무총리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SK계’로 불리는 정 총리 측 인사들은 코로나19 정국 방어에 집중하는 정 총리의 행보를 대권 행보로 해석하는 것을 경계하면서도 대권 도전 가능성에 선을 긋지는 않고 있다.
최근 SK계가 주축인 공부모임 ‘광화문포럼’이 활동을 재개한 가운데, 정 총리가 총리실 산하에 특별보좌관과 자문위원단을 구성한 것을 두고 사실상 대권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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