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관련 고발 사건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 압수수색에 대해 9일 “매우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성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검찰 압수수색 관련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성 장관은 “감사원 감사는 수사 의뢰 없이 일단 종료가 됐고, 저희가 감사 결과의 세부 쟁점에 대해 재심 청구를 검토하는 단계에 있는데 검찰 수사가 시작돼 매우 당혹스럽다”고 했다.
윤 의원이 ‘감사원의 고발이 없는 상황에서 야당의 고발만으로 검찰이 정책적 사안에 대해 압수수색에 들어갔는데 검찰의 행위가 정치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하자, 성 장관은 “정책 수립을 위한 정부 내 의사결정 과정은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동의했다.
성 장관은 또 “산업부에서는 감사원의 감사 과정에서 설명했듯이, 해당 정책 수립 과정에 대해 검찰에 적극 설명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어 윤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의도적으로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을 낮춰야 할 이유가 있었나’라고 질의하자 “정부 국정과제와 로드맵에 의한 국무회의 결정이 있었고, 한국수력원자력에서는 정부 결정 방향과 정관, 이사회 등 과정에서 경제성 검토도 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수익성 부분에 대해선 “10년 동안 8300억원 정도의 적자를 내고 휴지 기간을 빼면 매년 1000억원 정도의 적자를 내고 있었다”고 경제성 검토 결과 조기 폐쇄가 합당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달 20일 ‘정부가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을 실제보다 낮게 평가했다’는 내용이 담긴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수사 참고자료 송부’ 결정을 내렸다. 이후 검찰은 지난 5일 산업부와 한국수력원자력, 한국가스공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자, 정부와 여당이 ‘검찰의 국정개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편, 여야는 이날도 검찰의 월성 1호기 관련 압수수색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민주당에선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퇴까지 언급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의 월성 원전 수사 의도를 의심하는 국민이 많다”며 “검찰이 그런 의심을 받는 것 자체가 크나큰 불행이다. 우리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검찰개혁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김태년 원내대표 역시 “최근 검찰이 정부 정책(탈원전)을 수사하며 국정에 개입하는 정치 행태마저 서슴지 않고 있다”며 “이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당시 검찰개혁을 좌절시키려 했던 정권흔들기용 정치수사를 되풀이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당 강병원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총장이 공직자의 기본 윤리를 어겼다며 “검찰총장이 이 정도로 정치 전면에 나섰으면 본인 스스로가 진퇴를 결정해야 한다”고 사퇴를 압박했다.
반면 야당에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오전 회의에서 “감사원 감사 결과 다수의 위법행위가 구체적으로 드러났는데, 수사기관이 묵과한다면 직무유기”라며 “국가의 핵심 정책이 누군가의 의도적인 조작 등으로 추진된 것이라면 지금이라도 위법행위를 가려내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등 바로잡는 것이 마땅하다”고 검찰 수사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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