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장 후보 추천 마감…‘檢출신 배제’ vs ‘檢 출신으로만’ 여야 기싸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9일 21시 30분


30일 오전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위촉식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10.30/뉴스1 © News1
30일 오전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위촉식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10.30/뉴스1 © News1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9일 추천위원별 후보 추천을 마감했다. 공수처장 추천위는 13일 열리는 2차 회의에서 심사를 통해 2명의 최종 후보 압축을 시도할 예정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검찰 출신을 배제한 반면 야당은 검찰 출신으로만 후보군을 꾸리면서 벌써부터 기 싸움을 벌이고 있어 최종 추천까지는 한동안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은 이날 공수처장 후보로 판사 출신인 전종민(53)·권동주(52) 변호사 2명을 추천했다. 서울대 법대를 나와 1998년 판사로 임관한 전 변호사는 의정부지법과 서울행정법원 판사 등을 역임했다. 전 변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 소추위원 대리인단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권 변호사는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2000년 인천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서울고법 판사, 청주지법 충주지원장 등을 거쳤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2명을 추천했을 정도로 적절한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며 “당초 후보군에 있었던 몇몇 인사들은 ‘부담이 된다’며 본인들이 고사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추천한 후보 4명은 모두 검찰 출신이다. 국민의힘은 김경수 전 대구고검장(60),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58), 석동현 전 서울동부지검장(60), 손기호 전 대한법률구조공단 사무총장(61)등 4명을 공수처장 후보로 추천했는데 검찰 출신이면서 부산·경남(PK) 출신이다. 김 전 고검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과 마지막 대검 중수부장 등을 지낸 특수통이고 강찬우 전 검사장도 대검 중수3과장, 대검 반부패부장 등을 역임한 특수통. 석 전 검사장은 4월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의 부산 해운대갑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했고, 손 전 사무총장은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김 전 고검장은 경남 진주, 강 전 검사장은 경남 하동 출신이며 석 전 검사장과 손 전 사무총장은 부산 출신이다.

여야 공수처장 후보의 출신이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이면서 최종 후보 2명을 선정하는 것조차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11월 내 후보 추천을 완료하라”고 압박하고 있지만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우격다짐으로 11월 안에 한다는 건 눈 감고 동의하란 말”이라고 맞서고 있다. 공수처장 최종 후보는 추천위원 7명 중 6명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국민의힘 추천한 추천위원 2명이 반대하면 최종 후보를 선정할 수 없다.

민주당은 정부여당 추천 인사 1명이 반드시 최종 후보에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야당 추천 후보인 김 전 고검장이 민주당 내에서도 평판이 좋은 만큼 협상의 지렛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야당 몫 최종 후보로 김 전 고검장을 받아주고 여당 추천 후보를 함께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최종 지명은 대통령 몫이기 때문에 야당은 여당이 추천한 후보를 끝내 거부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법원행정처나 대한변호사협회가 추천한 후보가 유력한 대안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법원행정처는 검사 출신 원로 변호사 1명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고, 변협은 판사 출신인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 연구관(54), 검사장 출신인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 부위원장(57)과 한명관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61) 등 3명을 공수처장 후보로 추천했다. 한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판사 출신의 김재형 대법관의 부인인 전현정 변호사(54) 등 2,3명을 공수처장 후보로 추천했다.

박민우기자 minwoo@donga.com
유성열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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