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공정하고 강단 있는 공수처장 필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 마감일인 9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가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도중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 대표는 회의에서 “공정하고
강단 있는 처장이 필요하다”며 “이달 내 처장이 임명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9일 11명의 후보 명단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본격적인 인선 절차에 들어갔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는 13일 회의를 열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추천할 최종 후보 2명 선정 작업에 들어간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검찰 출신을 배제한 반면 국민의힘은 검찰 출신으로만 후보군을 꾸리는 등 여야 간 시각차가 커 최종 추천까지는 한동안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공수처장 후보로 판사 출신인 전종민(53) 권동주 변호사(52) 등 2명을 추천했다. 서울 출신인 전 변호사는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 국회 측 대리인으로 활동한 바 있다. 충북 영동 출신으로 청주지법 충주지원장 등을 지낸 권 변호사는 현 정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을 지내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당초 후보군에 있었던 몇몇 인사는 ‘부담이 된다’며 본인들이 고사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추천한 후보 4명은 모두 검찰 출신이면서 부산경남(PK) 출신이다. 김경수 전 대구고검장(60)은 경남 진주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마지막 대검 중수부장을 지냈다. 경남 하동 출신인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58)도 대검 반부패부장을 지낸 특수통. 석동현 전 서울동부지검장(60)은 4월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에 부산 해운대갑 공천을 신청했지만 탈락하기도 했다. 2010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해온 손기호 전 대한법률구조공단 사무총장(61)도 부산 출신이다.
여야 공수처장 후보들이 같은 법조인이지만 서로 다른 성향과 배경을 갖고 있어 최종 후보 2명 선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달 내 후보 추천을 완료하라”며 압박하고 있지만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우격다짐으로 11월 안에 한다는 건 눈 감고 동의하란 말”이라며 맞서고 있다. 공수처장 최종 후보는 추천위원 7명 중 6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국민의힘 추천위원 2명이 반대하면 최종 후보를 선정할 수 없다. 이럴 경우 민주당은 공수처법을 개정해서 야당 추천위원의 비토권 자체를 사실상 박탈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정부여당 추천 인사 1명이 반드시 최종 후보에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야당 추천 후보인 김 전 고검장이 민주당 내에서도 평판이 좋은 만큼 협상의 지렛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야당 몫 최종 후보로 김 전 고검장을 받아주고 여당 추천 후보를 함께 올리겠다는 것이다.
한편 당연직 추천위원인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은 검사 출신 최운식 변호사,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판사 출신이자 김재형 대법관의 부인인 전현정 변호사(54)를 각각 추천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판사 출신인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 연구관(54), 검사장 출신인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 부위원장(57)과 한명관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61) 등 3명을 공수처장 후보로 추천했다.
야당이 민주당 추천 후보를 거부할 경우 법원행정처장이나 변협이 추천한 후보가 유력한 대안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특히 이건리 부위원장은 여야가 주목하는 인사다. 2017년 국방부 5·18특별조사위원장을 맡았던 그는 2018년 4월부터 권익위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지난해 9월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에 대해 “부인이 재판에 넘겨진 상황에서 장관직을 그대로 수행하는 건 이해 충돌”이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여권과 마찰을 빚어 사표를 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반려했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는 후보 명단을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10일 일괄 공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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