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스가 선언 나오나…바이든 시대, 한일관계 ‘전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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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1월 10일 15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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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경색된 한일관계 개선을 시도하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등장으로 새롭게 펼쳐질 동북아 외교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방일 중인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사실상 특사 자격으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장은 오는 12월 한중일 정상회담과 내년 도쿄올림픽, 강제징용 해법 등 현안과 한일 관계 개선에 관한 문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할 전망이다.

박 원장이 문 대통령의 친서를 스가 총리에게 전달할 것이란 보도가 나온 가운데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상 외교 관련 사항에 대해선 확인해주지 않는 게 관례”라며 말을 아꼈다.

박 원장은 스가 총리에게 22년 전 ‘김대중-오부치 선언’과 같은 새로운 한일 관계의 방향을 담은 ‘문재인-스가 선언’을 제안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1998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 간 ‘21세기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으로 오부치 총리는 식민지 지배로 한국 국민들에게 고통을 준 점을 인정하고 사죄의 뜻을 표시했다.

문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 서기 10주기였던 지난해 추모글을 통해 이 선언을 언급하며 “양국 국민이 역사의 교훈을 공유하며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함께 열어나가자는 약속이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박 원장의 일본 방문은 한일 관계의 개선을 모색하는 동시에 한미일 공조를 중시하는 바이든 당선인의 동북아 외교전략을 고려하는 한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일본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한반도 비핵화-평화체제 협상이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3자 간의 신뢰 관계와 대화를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앞으로는 3국 외에 중국, 일본까지 포함한 다자 형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도쿄올림픽이 북한을 국제무대로 이끌어 낼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만큼 일본의 태도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남북 관계 개선의 물꼬를 텄고, 북미 간 대화의 계기를 만들어냈던 경험이 있다. 스가 총리도 지난 5일 “(도쿄올림픽이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의)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두차례 제안했던 동북아시아 방역·보건협력체 창설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도 일본과 손발을 맞춰야 한다.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는 한국과 북한, 일본, 중국, 몽골이 함께하는 재해재난, 보건의료 협력체로 그동안 북측에 제안했던 보건협력의 범위를 양자에서 다자로 확대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구성돼 대북전략을 세워 이행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 전까지 대북제재 범위에 포함되지 않은 분야부터 북한과의 협력을 다자주의적 관점에서 모색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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