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장 후보 11명 압축…與 “검사는 안돼” vs 野 “괴물 태어나”

  • 뉴시스
  • 입력 2020년 11월 10일 16시 00분


與 판사 2인…박근혜 탄핵 소추위원 대리인단 경력
野 검사 4인…'마지막 중수부장' 등 특수통 출신 포진
추미애, '판사' 전현정…조재연, '검사' 최운식 추천
추천위, 오는 13일 국회서 2차 회의 열어 후보 심사
장외 여론전…"윤석열 동기" vs "태어나선 안 될 괴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자 심사 대상자가 11명으로 압축됐다.여야는 각 2명과 4명의 후보자를 추천했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은 각 1명을 추천했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3명을 추천했다. 후보자 심사를 앞두고 장외 여론전도 시작됐다.

국회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 실무지원단은 지난 9일까지 추천위원별 공수처장 후보자 제시 절차를 진행한 결과 총 11명의 후보자가 이름을 올렸다고 10일 밝혔다.

당연직 추천위원인 추 장관, 조 처장, 변협과 여야 추천위원은 심사대상자의 동의를 얻어 병역, 납세, 범죄경력 등을 살펴보고 최종적으로 후보자를 선정했다. 추천위원별로 최대 5명까지 추천이 가능했으나 이를 채운 추천위원은 없었다.

여당 측 추천위원인 김종철 교수와 박경준 변호사는 공동으로 판사 출신의 권동주(사법연수원 26기) 변호사와 전종민(24기) 변호사를 추천했다.

권 변호사는 청주지법 충주지원장, 서울고등법원 판사 등을 지냈으며 현재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다. 전 변호사는 서울행정법원 판사 등을 지냈으며 현재 법무법인 공존 변호사다. 전 변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소추위원 대리인단으로 활동한 경력이 눈길을 끈다.

야당 측 추천위원인 이헌 변호사와 임정혁 변호사는 2명씩, 총 4명의 후보자를 제시했다. 이 변호사는 김경수(17기) 전 고검장과 강찬우(18기) 전 검사장을 추천했다. 임 변호사는 석동현(15기) 전 검사장과 손기호(17기) 변호사를 추천했다. 모두 검찰 출신이다.

김 전 고검장은 검찰 내 특수통 출신으로 ‘마지막 중수부장’을 지낸 인물이다. 강 전 검사장도 특수통 출신으로 대검 반부패부장 등을 거쳤다. 석 전 검사장은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법률지원단 부단장 등을 맡은 인연이 있으며 윤석열 검찰총장과 서울대 법대 동기로도 알려져 있다. 청와대 특별감찰반 압력 의혹을 처음 폭로한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의 변호인이기도 했다. 손 변호사는 2014년 대한법률구조공단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추 장관은 판사 출신의 전현정(22기) 변호사를 추천했다. 현재 변협 양성평등센터장을 맡고 있다. 추천위원장인 조 처장은 검사 출신의 최운식(22기) 변호사를 추천했다. 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변호사다.

변협은 3명을 추천했다. 김진욱(21기)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과 이건리(16기)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한명관(15기)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다. 김 연구관은 서울지방법원 판사,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를 거쳐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으로 근무 중이다. 검찰 출신인 이 부위원장은 ‘국방부 5·18민주화운동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한 변호사는 대검 등을 거쳤다.

추천위는 오는 13일 오전 10시부터 국회에서 제2차 회의를 열어 후보자에 대한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추천위원 7명 중 6명 이상의 찬성을 얻어 최종 후보자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은 그중에서 1명을 공수처장 후보자로 지명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게 된다.

민주당은 이달 내 공수처장을 임명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 과정에서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는 야당은 ‘친정부 성향’ 후보자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힘겨루기가 본격화될 거라는 전망이다. 후보자 심사를 앞두고 견제 움직임은 곳곳에서 시작됐다.

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에서 “공수처는 검찰이 자신의 조직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던 것을 수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검사 출신이 그대로 와서 공수처장이 되거나, 공수처가 검찰의 이중대가 돼버리면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야당 측 추천위원의 후보자 중 한 명인 석 전 검사장을 겨냥해 “윤석열 총장과 대학 동기고, 아주 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국민의힘으로 출마하고, 지역위원장까지 했던 정치인이었던 사람을 추천하는 게 바람직한가”라며 “국민의힘에서 이야기했던 정치적 중립성과는 먼 사람”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야당 측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대표적인 특수통이다. 검찰을 제대로 견제하는, 공수처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석 전 검사장은 공수처를 ‘괴물’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자신이 후보자로 추천됐다는 사실이 공개된 후 페이스북을 통해 “야당 측의 공수처장 후보 추천 요청을 받고 수락하기는 했지만 마음은 착잡하다”라며 “개인적으로 공수처는 태어나선 안 될 괴물기관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석 전 검사장은 “애당초 작년에 국회에서 공수처 설치법을 당시 야당이 무기력하여 못 막은 것이 화근이다”라며 “법을 고쳐 폐기하기 전까지는 현실적으로 존재하게 된 이상 어떻게든 공수처가 지탄을 받는 기관이 되지는 않게 하겠다는 심정으로 수락했다”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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