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미 대선에서 사실상 승리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측 인사들과 만나 북미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강 장관은 미국 방문 중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그가 만난 바이든 측 인사는 크리스 머피, 크리스 쿤스 민주당 상원의원과 존 알렌 브루킹스 연구소 소장이다.
강 장관은 머피 상원의원과는 화상으로 면담을, 쿤스 상원의원과는 직접 대면해 면담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두 상원의원 모두 외교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분들로, 바이든 당선인의 외교문제에 대한 시각, 새 행정부의 외교정책 방향성 등에 대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 두 의원에게 Δ정부의 바이든 행정부와의 한미 동맹 발전 의지 Δ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Δ주요 동맹 현안에 대한 입장을 설명했다고 부연했다.
머피, 쿤스 두 상원의원 모두 바이든 후보와 긴밀한 유대 관계가 있으며 특히 국무장관 등 입각 가능성이 제기된 인사들이기도 하다.
바이든 캠프에 외교정책 자문을 해온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의 알렌 소장과의 면담에 대해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전망, 한미관계, 한반도 정세, 미중관계 등에 대한 견해 및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라며 “알렌 소장도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그리고 주요 동맹 현안에 대한 입장을 당선인 측에 전달하겠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강 장관은 바이든 측에 “북미대화의 조속한 재개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특별히 강조했다”라며 “꼭 톱다운(하향식) 방식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보다 ‘정상 차원의 우선적 관심’을 가져야 할 이슈라는 것을 강조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북미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에둘러 강조한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러면서 “과거 민주당 행정부는 우리 정부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긴밀히 공조하고 협력해 온 경험이 있다”라며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 후 조속한 시일 내에 한미 간 호흡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강 장관이 만난 바이든 측 인사 중 실제 대선 캠프에 소속됐던 인사들은 없다. 캠프 측에서 외국 인사들과의 만남을 제한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들이 외곽에서 바이든 후보에게 정책 자문을 해온 것으로 미뤄봤을 때 바이든 측도 강 장관과의 만남을 의미 있게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미국에 도착한 강 장관은 9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만났다. 이어 10일에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면담했다. 제임스 리시 상원 외교위원장(공화당)과 밥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와도 만났다.
미국의 신, 구 행정부 측 인사들을 두루 만나는 일정을 소화한 강 장관은 귀국길에 올랐다.
이번 방미 일정에 대해 강 장관은 “이번 방미에서는 현 행정부 인사들과 만나 신 행정부 출범 전까지 한미 관계 및 한반도 문제 관련 공조를 긴밀하게 유지하기로 했다”라며 “바이든 당선인 측과 가까운 의회, 또 학계 유력 인사들을 두루 만나서 한미동맹 발전에 대해 소통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라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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