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오차범위 내지만 차기 대선 주자 중 지지도 1위를 기록한 여론조사가 처음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겉으로는 별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서도 이런 조사가 나온 배경을 분석하느라 촉각을 곤두세웠고, 야당에선 겉으로는 일단 환영하면서도 당 소속 주자의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7~9일 전국 18세 이상 1022명을 조사해 발표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에 따르면 윤 총장은 24.7%의 지지율로 민주당 이낙연 대표(22.2%)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며 1위를 차지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8.4%로 뒤를 이었다. 윤 총장은 중도층 지지율(27.7%)이 이 대표(19.1%)와 이 지사(11.8%)보다 많이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윤 총장은 충청(33.8%), 부산·울산·경남(30.4%), 대구·경북(27.3%) 등에서 오차범위를 넘어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승부처인 서울(22.9%) 인천·경기(26.4%)에서도 오차범위 내에서 이 대표와 이 지사를 앞섰다.(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자세한 내용은 한길리서치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일부 의원들은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에 “현직 검찰총장이 대선후보 지지율 1위도 처음이지만 제1야당 대선후보가 아예 순위에 없다는 것도 처음”이라며 “윤 총장의 국민의힘 대선주자블로킹 현상은 국민의힘 입장으로서는 사실 미칠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부동산 정책 실정 논란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 총장 비판 등으로 반문(반문재인) 지지층이 결집한 데 따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한 수도권 의원은 “윤 총장 개인에 대한 호감도 있겠지만 현 정부와 여권에 대한 반감이 숫자로 나타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또 다른 의원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등 공신”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야권 후보가 처음으로 1위로 오른 것에 반색하면서도 당이 대표 후보를 내지 못하는 사이 윤 총장이 부상한 상황을 반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무기력한 야권은 지리멸렬해져서 윤 총장의 대망론에 튼튼한 날개를 달아줬다”고 했고, 김기현 의원은 “국민들께서 (야권에) 힘을 실어주실 것이라는 확실한 희망을 보여주셨지만, 야권의 무기력함을 적나라하게 보여드려 송구한 마음 금할 길 없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현 정부의 폭정, 추미애 장관의 행태, 이런 것에 대한 국민의 반발이라고 본다”면서도 “여론조사는 변하는 거라 큰 의미를 두고 싶지 않다”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