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박지원 “한일관계 적절한 진전 있을것”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12일 03시 00분


“양국 정상, 관계 정상화 위해 노력… 연내 서울 회담 좋은 방향으로 될것”
방일때 ‘문재인-스가 선언’ 언급한듯
日 “구체적 제안 있었던건 아니다”
한일의원연맹, 13일 日총리 면담

일본을 방문하고 귀국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11일 “충분한 의견 교환을 했다. 앞으로 청와대에서 적절한 (한일관계)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장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를 만나 한중일 정상회담 참석을 요청하고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한일공동선언 구상과 도쿄 올림픽을 북핵 협상장으로 만들자는 제안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장은 이날 귀국길 공항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총리가 한일관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예방 결과를) 문 대통령에게 보고드리겠다. 청와대에서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박 원장은 연내 서울 개최를 추진 중인 한중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좋은 방향으로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원장은 10일 스가 총리를 만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와 한중일 정상회담, 도쿄 올림픽에 북한 초청 등 현안을 폭넓게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장은 막힌 한일관계를 개선할 첫 단추로 새로운 한일관계를 천명하는 ‘문재인-스가 선언’ 구상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당국 고위 관계자는 “강제징용 문제를 포함해 모든 것을 함께 담은 선언을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박 원장이 이 같은 구상을 이야기하면서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입법 조치를 약속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일본은 온도차를 드러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공동선언 작성을 포함해 한일관계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원장의 새 한일 공동선언 관련 발언에 구체성이 없었다는 설명으로 풀이된다. 또 도쿄 올림픽 때 남-북-미-일 4개국 정상회담을 여는 구상에 대해서도 “(그 같은) 구상 제안은 없었던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문재인-스가 선언은) 한일 간 현안이 해결된다는 보장이 없어 현실성이 없다”고 보도했다.

한편 일본을 방문하는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 등이 13일 스가 총리와 만난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1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13일 오후 도쿄 총리 관저에서 스가 총리를 접견하는 일정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김 의원과 간사인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은 12일 오전 출국해 14일까지 2박 3일간 방일 일정을 소화한다.

최지선 aurinko@donga.com·박민우 기자 / 도쿄=박형준 특파원
#박지원 국정원장#한일관계#스가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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