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 11일 오후 7시)부터 9시15분까지 청와대 내 관저 접견실에서 바이든 당선인과 전화통화를 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지난 8일(현지시간 7일) 대선 승리를 선언한 지 나흘만이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간 통화에는 국가안보실 서훈 실장과 서주석 1차장 및 김현종 2차장, 신지연 제1부속비서관이 배석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과 노덕규 평화기획비서관, 박철민 외교정책비서관이 별도의 공간에서 통화 내용을 청취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당선인과 통화 이후 SNS에 글을 올려 “방금 바이든 당선인과 통화하고, 당선을 축하했다”고 직접 소식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굳건한 한미동맹과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향한 당선인의 굳은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바이든 당선인과 코로나 및 기후변화 대응을 포함한 세계적 도전과제에 대처하기 위해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문 대통령의 SNS 메시지를 보면 바이든 당선인과 전화통화에서 굳건한 한미 동맹을 재확인하면서 이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협력 방안이 주요 화제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정세와 향후 한미정상회담 개최 등에 대한 의견도 조율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를 선언한 지난 8일 바이든 당선인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에게 SNS로 먼저 축하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튿날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둘도 없는 우방국이자 든든한 동맹국으로서 우리 정부는 미국 국민의 선택을 절대적으로 존중하고 지지할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불복 의사를 피력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승리’ 공식화에 힘을 실었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한미동맹 강화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에 어떠한 공백도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며 “지금까지 트럼프 정부와 사이에 이뤄낸 소중한 성과가 차기 정부로 잘 이어지고,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전화통화에서 바이든 당선인과의 ‘접점 찾기’를 위한 노력에도 공을 들였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수보회의에서 “새로운 행정부를 준비하는 바이든 당선인과 주요 인사들과도 다방면으로 소통해 나가겠다”며 “특히 바이든 당선인이 강조하는 탄소중립과 기후변화 대응 정책은 우리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 및 그린 뉴딜 정책과 일치하므로 협력의 여지가 매우 크다. 이렇게 유사한 가치 지향과 정책적 공통점이 코로나 이후 시대를 함께 열어가는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의 통화에 앞서 오전 7시30분부터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바이든 당선인과 이야기 나눌 내용을 점검했다.
상임위원들은 미 대선 관련 동향에 대해 논의하고, 굳건한 한미 동맹에 기반해 한미 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나가면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과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도 협의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바이든 당선인은 10일(현지시각) 미국의 우방국인 캐나다를 시작으로 영국,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등 유럽 주요국 정상과 통화를 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문 대통령과 통화에 앞서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10여분간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도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통화에서 바이든 당선인에게 축하를 전하면서 개인적인 신뢰 관계 구축과 동시에 차기 미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을 도모하자고 제안했다.
스가 총리는 또 바이든 당선인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과 납북 일본인 문제와 관련해 협력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가 총리는 향후 적절한 시기에 미국을 방문해 바이든 당선인과 정상회담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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