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앞서 자신이 광화문집회 주동자에 대해 ‘살인자’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13일 다시 야당 의원과 설전을 벌였다.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노 실장을 향해 “대통령을 곁에서 지켜야하는 분이 저급한 길바닥 언어 같은 날카로운 언어로 말한 것에 대해 많은 국민이 충격을 받았다“며 “(살인자 발언이) 틀렸나, 과했나”라고 물었다.
이에 노 실장은 “과했다”고 답했고, 배 의원은 “틀리지는 않았다는 것인가. 국민을 대상으로 살인자라고 한 것에 입장 변화가 없는 것이냐”고 재차 물었다.
노 실장은 “허위로 자꾸 되물으시면 안 된다. 국민을 대상으로 말씀드리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주말에 예정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전국 집회를 언급하며 노 실장을 향해 “(광화문 집회와 달리)소극적으로 대응하면 나중에 뒷감당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대규모 집회로 인해 코로나가 확산하면 노 실장 말씀대로 살인자가 될 것이며 청와대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며 강력 대응을 요구했다.
노 실장은 “집회 금지 쪽으로 세게 추진해보겠다”며 “방역당국 행정명령을 지키지 않아서 확진자나 사망자가 나온다면 비난을 금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은 “어떤 비난을 말하는 거냐”라고 묻자 노 실장은 “제가 지난번에 과하다고 했던 표현을 다시하라는 말인가”라고 반발했다.
김 의원이 “국민에 대해서 살인자가 될 수 있다고 했던”이라고 답하자 노 실장은 “어디서 가짜뉴스가 나오나 했더니, 여기서 나온다. 속기록을 보라”고 언성을 높였다.
김 의원이 “저도 봤다”고 했지만 노 실장은 “어디서 가짜뉴스가 나오나 했더니”라고 다시 말하며 분노를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김태년 국회 운영위원장(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은 노 실장에게 “비서실장님, 그렇게 반응하시면 어떡하나”라고 중재에 나섰다. 노 실장은 “제가 국민들에게 한 말이 아니었지 않냐”며 재차 항변했지만, 김 위원장은 “무슨 뜻인줄 안다”면서도 “그렇다고 발끈할 일은 아니다”라고 제지했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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