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중진 예결위원장 저격한 추미애… 당내 “통제불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16일 01시 00분


“정도껏 하라” 지적한 정성호 향해
“국회서 장관 모욕 주는것 바꿔야”
여권 “지나친 자기정치” 피로감
野 “입법부 대한 도전” 해임 요구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예결특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과 주먹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예결특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과 주먹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일부 ‘극문’(극단적 친문) 지지층의 팬덤에 힘입어 너무 ‘업’된 것 같다.”(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

“최근 추 장관이 국회에서 보여준 일련의 모습들은 여야 관계없이 국회 전체에 대한 모욕 수준이다.”(민주당 재선 의원)

추 장관이 1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인 민주당 정성호 의원에게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는 글을 올린 것을 두고 여권에서도 “추 장관의 지나친 자기 정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 대정부질문과 국정감사, 예결위 회의 등에서 연이어 보여준 추 장관의 지나친 강경 발언과 답변 태도에 여권 내에서조차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추 장관은 14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애하는 정성호 동지에게’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12일 예결위에서 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는 추 장관에게 “정도껏 하라”고 지적했다가 친문 지지자들로부터 공격을 받은 정 위원장이 페이스북에 “한마디했더니 종일 피곤하다”는 글을 올리자 추 장관이 답장을 보낸 것이다.

이 글에서 추 장관은 “한마디 말씀으로 온종일 피곤하셨다니 민망하고 송구하다”면서도 “장관에게 고성으로 반복된 질문을 퍼부으며 답변 기회를 주지 않고 윽박지르고 모욕 주는 것을 바꾸지 않으면 국민 입장에서도 불편함과 정치 혐오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없노라’고 도종환 시인께서 말씀하셨듯 흔들리지 않고 이루어지는 개혁이 어디 있겠나”라며 “그 길에 우리는 함께하기로 한 민주당 동지”라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선 추 장관이 이미 ‘통제 불가’ 상태라는 반응이 나온다. 특히 추 장관이 ‘피의자 휴대전화 비밀번호 공개 법안’ 추진을 강행하자 자칫 내년 보궐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야권도 추 장관의 페이스북 글에 대해 “입법부에 대한 도전”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추 장관 해임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15일 “잊을 만하면 국민과 의회에 회초리를 드는 이런 장관은 없었다”면서 “이런 아노미를 방치하는 대통령도 없었다. 대통령에겐 국민과도 바꿀 수 없는 추미애 장관인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최우열 기자
#추미애#통제불가#정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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