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0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소집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6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국가비상방역체계를 더욱 보강할 것을 강조하고 나섰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5일 개최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 별다른 대외 메시지 없이 ‘내치’에 집중했다. 미국 대선 등 대외 상황과 별개로 연말까지 예고한 ‘80일 전투’에 집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6일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0차 정치국 확대회의가 15일 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소집됐다”면서 김 위원장이 회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5일 연말까지 ‘80일 전투’에 돌입할 것을 지시한 제7기 제19차 정치국 확대회의 이후 41일 만이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80일 전투의 ‘기본’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체계를 강화할 것과 교육기관들, 사회 전반에 나타나고 있는 ‘비사회주의적 행위’에 대한 대응 문제를 논의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번 회의는 코로나19 방역과 평양의학대학 당 위원회를 비롯한 당 중앙위원회 해당 부서들, 사법 검찰, 안전보위기관들의 직무 태만 행위를 지적하는 등 내부 결속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코로나19 비상방역체계는 수해 복구, 농작물 생산과는 달리 당장 성과를 내기보다 ‘장기전’으로 이어가야 하는 사안인 만큼, 기강을 다잡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회의에서는 이 외에 다른 대외 메시지는 없었다. 지난 3일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가 사실상 결정됐지만 김 위원장은 물론 북한 매체도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일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결과에 불복하면서 공식적으로 선거 결과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섣불리 나설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이 약 36일간 승자를 확정하지 못했던 지난 2000년 조지W 부시와 앨 고어가 벌인 대선 당시에도 11일째에는 반응을 보인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 침묵에는 북미 간 정치적 상황도 고려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하는 등 정상간 친분을 쌓아왔다는 점에서 새로운 행정부의 출범 소식을 전하는 게 대내외적으로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동시에 4년 뒤 다시 공화당이 집권할 가능성,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전략적 판단이 있었을 수도 있다.
아울러 북한은 이미 연말까지 80일 전투에 집중하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승복 등으로 미국 대선 결과가 확정될 때까지는 자연스럽게 내부 결속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80일 전투는 지난달 5일 당 정치국 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제시했으나 같은 달 12일부터 시작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80일 전투가 마무리되는 내달 30일과 곧바로 이어지는 내년 1월 당 대회까지는 내치에 무게를 두는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무진 북한 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완벽한 비상봉쇄방역 구축 등 비상방역전을 다시 강조하고 80일 전투 총력 매진 등에 주력하고 있어 연말까지 이러한 기강 정립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대남, 대미 메시지 발신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은 이와 별개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등을 중심으로 대외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미 메시지를 발신하는 것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외교 정책을 우선적으로 파악한 뒤가 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