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추미애 ‘비번 해제법’은 법치주의 정면 위협” 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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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1월 16일 14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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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제정은 헌법 정신에 기초해야”
“국가 기관 편의성이 목표여선 안돼”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16일 이른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피의자 휴대전화 비밀번호 강제 해제법’에 대해 “법치주의를 정면으로 위협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변협(협회장 이찬희)은 이날 공식 성명서를 내고 “(추 장관의 지시는) 헌법상 보장된 자기부죄거부의 원칙, 진술거부권 및 피의자의 방어권 등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지시”라고 지적했다.

변협은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여야 할 책무가 있는 법무부장관이, 헌법에 배치되는 소위 ‘휴대전화 비밀번호 강제해제법’의 제정을 추진하는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또 “법률을 제정함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점은 헌법의 본질적 가치가 반영되는지 여부다”며 “헌법 정신에 기초하여 국민의 기본권이 충실하게 보장되는지가 법률 제정에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며, 국가 기관의 편의성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추 장관이 근거로 제시한 영국 수사권한규제법(RIPA)에 대해선 “국가안보, 범죄예방, 공공복리에 필요한 경우 등 엄격한 요건을 갖추었을 때 제한적으로 인정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법도)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을 자기부죄거부의 원칙,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원칙을 침해할 여지가 있어 영국에서도 국민의 기본권 침해와 악용의 위험성을 이유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민의 인권과 기본권 보장을 도외시한 법무부장관의 지시에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법무부장관은 헌법에 위배되는 행위를 즉각 철회해야 할 것이다”고 촉구했다.

변협의 성명에 앞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서울변호사회(회장 박종우)도 추 장관의 ‘휴대전화 잠금해제를 강제하는 법 제정 검토’에 대해 즉시 철회를 요구하고 나선 바 있다.

민변은 지난 13일 “법률 제정 검토 지시를 반드시 철회해야 한다”며 “법무부장관으로서 국민의 기본적 권리를 도외시한 이번 지시에 대해 자기 성찰과 국민들에 대한 사과가 함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성명을 냈다.

같은 날 서울변회도 관련 지시 즉각 철회 및 국민 사과를 요구하며 “‘휴대전화 비밀번호 공개법’은 자기부죄거부의 원칙, 헌법상 무죄 추정의 원칙, 형사법상 자백 강요금지 및 피의자 방어권 보장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추 장관은 지난 12일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악의적으로 숨기고 수사를 방해하는 경우 그 이행을 강제하고 불이행 시 제재하는 법률 제정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대한변호사협회 성명서>
법무부장관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하는 법률 제정 검토 지시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휴대폰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아 악의적으로 수사를 방해하는 경우 비밀번호 제출을 강제하고 불이행 시 제재가 가능한 법률 제정 검토를 지시했다. 이는 헌법상 보장된 자기부죄거부의 원칙, 진술거부권 및 피의자의 방어권 등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지시이며, 법치주의를 정면으로 위협하는 행위이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는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여야 할 책무가 있는 법무부장관이, 헌법에 배치되는 소위 ‘휴대전화 비밀번호 강제해제법’의 제정을 추진하는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법률을 제정함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점은 헌법의 본질적 가치가 반영되는지 여부이다. 헌법 정신에 기초하여 국민의 기본권이 충실하게 보장되는지가 법률 제정에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며, 국가 기관의 편의성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법무부장관이 근거로 제시한 영국 수사권한규제법(RIPA)은 국가안보, 범죄예방, 공공복리에 필요한 경우 등 엄격한 요건을 갖추었을 때 제한적으로 인정되는 것으로서,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을 자기부죄거부의 원칙,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원칙을 침해할 여지가 있어 영국에서도 국민의 기본권 침해와 악용의 위험성을 이유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는 국민의 인권과 기본권 보장을 도외시한 법무부장관의 지시에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헌법은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최고의 가치인바, 법무부장관은 헌법에 위배되는 행위를 즉각 철회해야 할 것이다.

2020. 11. 16.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이 찬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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