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려면 나와 봐라’ 메시지?…이낙연 “윤석열, 본인이 거취 선택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17일 18시 16분


코멘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17 /뉴스1 © News1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17 /뉴스1 © News1
“윤석열 총장은 그 자리에 계시는 한 공직자로서 합당한 처신을 하는 게 맞다. 정치적 중립 생각이 없다면 본인이 (거취를) 선택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윤 총장의 자진사퇴 요구가 여권에서 이어지는 데에 대해 “정치적 중립성 시비나 검찰권 남용 논란은 불식시켜줄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이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집권여당 대표로서 직접 해임 건의를 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는 “윤 총장이 그런 시비를 받지 않도록 처신해달라”고만 답했다. 여권 대선 주자인 이 대표가 야권 대선 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윤 총장을 선거판으로 불러냈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이 대표로서는 윤 총장에게 ‘나오려면 나와 봐라’는 메시지를 줄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연일 윤 총장과 각을 세우고 있는 추 장관에 대해서는 “비교적 스타일이 아쉽다. 추 장관의 검찰개혁 추진 방식이 전부 옳다고 보는 건 아니다”면서도 “검찰 내부가 수사 대상이었던 사례들에 대한 수사 지휘는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추 장관이 ‘피의자 휴대전화 비밀번호 공개법안’ 추진에 나선 것에 대해서는 “진술거부권과 방어권에 대한 훼손이라는 문제 제기는 충분히 일리 있다는 점에서 신중히 다뤄야 한다”고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후보의 미 대선 승리를 언급하며 “미국민이 통합의 정치와 품격의 지도자를 선택했음을 뜻한다고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여권 대선 주자 중 상대적으로 통합과 안정성을 자신의 브랜드로 삼겠다는 의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오차 범위 내로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총장에게 차기 대선 주자 지지도 1위를 내준 것에 대해선 “지지율이 좋았을 때는 저만 혼자 뛰어 1등한 것”이라며 “이제 국민들께서 구체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한 것에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이 대표가 차기 대선을 겨냥해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친문재인) 세력의 눈치를 본다는 지적에는 “유의하겠지만, 특정세력 눈치를 보진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친문으로부터) 야단도 많이 맞고 있다”며 “(문 대통령 국정에) 잘못이 있다면 당연히 말씀드려야 한다”고 했다. 당 대표 취임 후 문 대통령과 6차례 정도 만났고 전화통화 등을 통해 수시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도 했다. 최근 예결위원장인 민주당 정성호 의원이 추 장관에게 회의 도중 “정도껏 하라”고 지적했다가 극성 지지자들로부터 비난을 받은 것과 관련해서는 “그 분(지지자)들도 같은 당원에게 지나칠 정도의 상처를 주는 건 자제하는 게 좋다는 지혜를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나치게 열성 지지자들 중심으로 정치한 게 폐해였다고 하고, 바이든 당선인의 약점은 팬덤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하는 걸 보면 어떡하란 얘긴가하는 생각이 든다”며 “모순이 아닌가 생각할 때가 있다”고 했다.

현안들에 대해 줄곧 직언을 이어가던 이 대표는 부동산 정책 실패 지적에 대한 질의에는 ‘반성’, ‘패착’ 등의 단어를 연이어 쓰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주거 문제로 고통을 겪는 국민 여러분께 정말 미안하다”며 “가슴이 아프고 송구스럽기 짝이 없다”고 사과했다. 특히 최근 전세대란과 관련해서는 “수요에 비해 공급은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을 충분히 감안했어야 했는데 충분히 대응 못했다”며 “호텔방을 주거용으로 바꿔 전월세로 내놓는 등의 전월세 대책이 금명간 나올 것”이라고 했다.

김지현기자 jhk8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