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내부, ‘先 총장 퇴진→後 장관 교체’ 시나리오 거론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18일 21시 13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교체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여권의 움직임을 잘 알고 있는 법조계 고위 인사는 18일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대면 감찰 조사가 진행되면 윤 총장이 더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여권에서는 1년 가까이 계속된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대립 구도를 타개하려는 ‘선(先) 총장 퇴진→후(後) 장관 교체’ 시나리오가 물밑에서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의 대립 장기화에 따른 조직 누수 현상과 법무행정 일선의 피로감은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검사들도 친추(친추미애)와 친윤(친윤석열) 계열로 나뉘면서 “검찰마저 여야로 나뉘었다”는 말도 나온다. 어떤 방식으로든 갈등 구도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대가 여권에서 형성되면서 검찰총장의 대면 감찰을 출구 전략의 첫 단추로 해석하는 기류도 있다. 동반 사퇴보다는 윤 총장을 먼저 강제 퇴진 시킨 뒤 추 장관 교체의 명분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윤 총장은 임기를 채울 의사를 분명히 했지만 그가 사퇴할 경우엔 추 장관의 거취도 장담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장관 교체가 현실화할 경우엔 문재인 정부 네 번째 법무장관 후보자가 나온다. 검찰 내부에선 정치적 중립성과 편향성 논란에서 자유로운 비정치인 출신이 장관에 지망되기를 바라는 기류다. 여권에선 검사 출신을 아닌 정치인 등이 후보군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추 장관이 그만두더라도 검찰개혁의 적임자 찾기를 계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2011년 문재인 대통령과 ‘검찰을 생각한다’는 저서를 공저한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학자 출신도 후보군 중 하나로 거론된다.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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