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에서 같은 날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한국이 매우 훌륭하게 코로나에 대응해 온 데 대해 문재인 대통령께 경의를 표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2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첫 전화 통화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관련한 평가에 정치권 안팎에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청와대가 전한 두 정상의 통화 내용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이 한국과 같이 대응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 대응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바이든 당선인 인수위원회측이 발표한 보도자료에서도 바이든 당선인이 “문 대통령의 코로나19에 대한 강력한 리더십을 높이 평가하면서 대유행 사태 해결, 세계 보건 안보 구축, 세계 경제 회복 촉진에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정상통화를 한 일본과도 다른 뉘앙스다. 바이든측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통화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코로나19에 대한 협력, 향후 글로벌 보건위기에 대한 탄력성 구축, 글로벌 경제 회복의 시작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짧게 언급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말처럼 실제로 한국은 지난 1월20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입국한 중국 국적 35세 여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국내 첫 확진환자가 발생했고, 미국은 1월21일(현지시간) 중국 우한을 다녀온 30대 남성이 미국 시애틀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일본의 경우도 상황이 심각하다. 20일 오후 10시 기준 일본 신규 코로나19 확진자수가 2425명으로, 지난 1월 코로나19 확산 후 사상 최고 수준의 확진자수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약 10개월이 넘어 전세계 팬데믹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은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통계에서 19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9만2186명으로 최다치를 경신했고, 미국 코로나19 신규 사망자는 2065명으로 지난 5월7일 이후 최다치를 기록했다. 한국은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63명, 사망자 501명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문 대통령에게 구체적으로 한국과 미국이 같은 날 첫 확진자가 발생했고, 미국이 한국과 같이 대응하려면 갈 길이 멀다고 언급한 그 배경에 정치권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백악관의 대응을 다룬 미국 다큐멘터리 ‘totally under control’(완전히 통제되고 있는)을 주목한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다큐멘터리작품상을 수상한 알렉스 기브니와 공동 감독 오필리아 하루튜니언, 수잔 힐링거의 이 다큐멘터리는 비밀리에 촬영이 진행됐고 미국 대선을 앞둔 지난 10월13일 공개됐다.
다큐멘터리는 2020년 1월20일 첫 번째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한국과 미국이 9개월 후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미국은 20만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오는 가운데 경제적 피해가 심각한 반면, 한국은 봉쇄없이 344명의 사망자가 나온 상황을 비교하는 데서 출발한다.
감독은 코로나 대유행으로 비상등이 켜진 미국의 현 상황을 트럼프 정부의 초기 대응 실패에서 찾는다. 미국 매체 ‘디 애틀랜틱’은 ‘모든 미국인이 봐야 하는 다큐멘터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뉴스 화면과 전문가 및 내부고발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 정부가 어떻게 초기 대응의 기회를 놓쳤는지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미국 대선일인 11월3일까지 온라인에서 무료로 공개됐고, 이후 유료로 전환했다. 기브니 감독은 “연방정부가 어떻게 코로나 대응을 했는지에 대해 매우 사실적으로 설명을 해줄 것”이라며 “이에 따라 투표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자국의 코로나19 상황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바이든 당선인이 코로나19 상황을 ‘안정적으로 통제하고 있는’ 한국의 대응과 문 대통령의 리더십을 평가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다행히 백신이 개발되고 있어 길이 열리고 있으며, 지금부터 신행정부 출범시까지 코로나 억제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