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은 넥타이, 여성은 스카프 등…빨간색 드레스 코드
빨강, 말레이시아 국기·국장에 사용…국민 용감함 상징
靑 "가상 배경으로 촬영…APEC 단체사진 전통 보존"
지난 20일 화상으로 만났던 제27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정상들은 의장국 말레이시아 총리실 본관을 본 따 만든 가상 배경 앞에서 기념 단체 사진 한 장을 남기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문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 시작 전 말레이시아 총리실 본관인 페르다나 푸트라(Perdana Putra)를 배경으로 빨간색 넥타이와 포켓스퀘어, 라벨 핀을 착용하고 착석한 자세로 단체사진 촬영에 참여했다”고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빨간색을 드레스 코드로 맞춰 입은 각 정상들은 앉은 자리에서 개별적으로 단독 사진을 찍었고, 의장국 말레이시아는 각 사진을 합성해 마치 한 자리에 모인 것처럼 한 장의 단체 사진으로 만들어 공유했다.
페르다나 푸트라는 무히딘 야신 말레이시아 총리의 공관이다. 통상 APEC 정상회의 개최 때 외교적 관례로 한 자리에 모인 각 회원국 정상들과 친목을 위해 기념용 단체 사진을 남기는데, 화상회의로 진행되면서 무산되자 야신 총리실을 배경으로 합성한 ‘가상 단체사진’을 남긴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25일 부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환영 만찬에 앞서 10개국 정상들과 단체사진을 남긴 바 있다. 2005년 부산에서 열린 제13차 APEC 정상회의 때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부산 동백섬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두루마기를 입고 기념사진을 촬영했었다.
전날 APEC 정상회의에서 21개 회원국 정상들은 정상회의 당시 넥타이 또는 스카프 등으로 드레스 코드를 빨간색으로 맞추는 것으로 의장국 말레이시아를 배려했다. 말레이시아 국기(國旗)와 국장(國章) 모두 국민의 용감함을 상징하는 빨간색을 담고 있다.
강 대변인은 “오늘의 회의가 화상으로 이루어졌지만, APEC 정상회의 단체사진 전통을 보존하는 차원에서 각국 정상들은 페르다나 푸트라를 가상 배경으로 빨간색 넥타이와 포켓스퀘어(여성은 스카프), 라벨 핀을 착용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말레이시아가 이번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하고도 각 회원국 정상들이 코로나19로 한 자리에 모이지 못한 상황을 아쉬워했다”면서 “정상들은 드레스 코드를 빨간색으로 맞춰 의장국을 예우했고, 말레이시아는 각 정상의 단독 사진을 편집해 하나의 단체 사진으로 제작해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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