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국회의장은 23일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선출 과정에서 대립해 온 여야를 향해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소명과, 공수처의 중립성과 정치적 독립성이란 고민 정신에 따라 좋은 후보가 나올 수 있도록 양당 지도부가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의장은 이날 오후 3시30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주재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가 3차례 회의를 했는데 결론을 내지 못했다.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 의장은 “양당 지도부는 5개월간 많이 협상하면서 상호 인간적인 신뢰가 쌓였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런 신뢰를 바탕으로 오늘 허심탄회한 토론을 통해 좋은 결론을 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정치력은 발휘하되, 정치적 입장을 게재하는 가운데 논의가 돼야 한다”며 “오롯이 국민 입장과 시각에서 논의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차피 절대적인 후보자를 뽑는 것도 아니고, 상대적으로 능력이 있고, 상대적으로 결점이 적은 후보를 뽑는 것”이라며 “열린 마음으로 논의에 임해 주시길 바란다. 많은 국민적 관심이 있는 만큼 오늘 좋은 결론에 도달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이날 회동은 공수처 연내 출범의 선결과제인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놓고 여야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박 의장의 중재로 이뤄졌다. 앞서 법조계와 여야 교섭단체 추천인사로 구성된 공수처장 후보추천위가 최종 후보 2인을 압축하는데 실패하면서, 공수처를 둘러싼 여야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21대 국회 전 상임위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한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5일부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해 처장 후보 선출 과정에서 야당의 비토(거부)권을 축소하는 ‘공수처 설치법’ 개정을 시도할 방침을 세운 상태다. 이에 국민의힘의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날 공수처를 “권력형 비리의 쓰레기 하치장, 종말처리장이 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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