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에게 A4용지 4장 분량의 문서가 일제히 팩스로 전송됐다. 문서는 공문 형태로 작성됐고, 첫 페이지에는 ‘선거 지원 관련 협조요청’이라는 제목이 달려 있었다.
국민의힘은 이 문서에서 내년 4월 치러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국회의원 전담 지원을 실시하겠다”고 공지했다. 올해 총선에서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한 서울 지역구에 비례대표 의원과 다른 지역구 의원들을 한시적으로 배정한 뒤 선거전에 돌입하겠다는 뜻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4월 총선에서 서울 지역의 경우 49석 중 8석을 얻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지역구 41곳은 국회의원이 아닌 당원협의회 위원장 등이 관리하고 있다. 게다가 41곳 중 6곳은 당협 위원장마저 없는 상태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당 소속 의원들을 서울 원외 당원협의회와 매칭(matching) 하겠다는 복안을 세웠다. 현역 의원을 서울 지역 당협에 투입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득표 지원 활동을 벌이겠다는 얘기다.
일단 서울시장 보궐선거 지원에 나서는 의원들은 88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민의힘 소속 현역 의원은 103명이지만 서울과 함께 부산에서도 동시에 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에 부산 지역 의원 15명은 제외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의원 배정과 관련해선 우선 희망하는 지역구를 받기로 했다. 의원들이 자신이 머물고 있는 거주지와 연고 등을 고려해 각자 2곳을 지망하면 원하는 지역구에 배정하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특정 지역구에 지원이 몰릴 경우 사전 협의를 거쳐 지역구를 조정할 예정이다. 앞으로 의원들은 자신이 맡은 지역구의 현안과 이슈 등에 대해 대응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보궐선거 승리를 위해 현역 의원들을 특정 지역에 배정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의원들의 지역구 활동과 관련해선 조만간 세부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민의힘은 서울지역 지지율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전국 유권자 25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3일 발표한 11월 3주차 정당 지지도(신뢰수준 95%¤표본오차 ±2.0%포인트·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서울지역 국민의힘 지지율은 28.7%를 기록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28.1%를 나타났다. 두 정당은 전주에도 모두 지지율 30%를 기록하는 등 보궐선거를 5개월 앞두고 각축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