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尹총장 거취 결정하라”… 국민의힘 “권력 수사 제동걸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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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직무배제’ 여야 반응

與, 자진 사퇴 요구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 배제 조치를 발표한 직후 “윤 
총장은 공직자답게 거취를 결정하시기를 권고한다”며 윤 총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뉴스1
與, 자진 사퇴 요구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 배제 조치를 발표한 직후 “윤 총장은 공직자답게 거취를 결정하시기를 권고한다”며 윤 총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 조치 발표 직후 여야는 그야말로 극명하게 엇갈렸다. 여당은 윤 총장의 자진 사퇴를 종용했고, 국민의힘 등 야당은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하며 “법치주의에 조종이 울렸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24일 페이스북에서 “법무부가 발표한 윤 총장의 혐의에 충격과 실망을 누르기 어렵다. 법무부는 향후 절차를 법에 따라 엄정하게 진행하기 바란다”며 “윤 총장은 공직자답게 거취를 결정하시기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를 두고 “합당한 조치”라며 추 장관을 옹호하고 나섰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윤 총장을 향해 “한 조직을 이끄는 사람으로서 올바른 자세가 아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고, 노웅래 최고위원도 “더 이상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불가해진 윤 총장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감찰 결과에 대해 법무부 장관으로서 법과 규정에 따른 합당한 조치”라며 “감찰 결과가 사실이라면 징계 청구 혐의 요지 중에 어느 하나 위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지도부의 기류와 달리 당 일각에서는 ‘추미애 피로감’이 계속 확산되는 양상이다. 국회 법사위원장, 사법개혁특별위원장 등을 지낸 5선의 이상민 의원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검찰개혁을 포함한 사법개혁이라는 본질은 없어지고 추 장관과 윤 총장의 싸움만 남았다”며 “김영삼 전 대통령이 하나회를 척결할 때도 이렇게 시끄럽지는 않았다”고 했다. 율사 출신인 이 의원은 직무배제 조치에 대해서도 “검찰총장은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인데 법무부 장관이 직무배제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野 “무법상태” 반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조치에 대해 “국민들은 정부 내 이런 무법 상태에 경악한다”며 “법무부
 장관의 무법 전횡에 대통령이 직접 뜻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1
野 “무법상태” 반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조치에 대해 “국민들은 정부 내 이런 무법 상태에 경악한다”며 “법무부 장관의 무법 전횡에 대통령이 직접 뜻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1
국민의힘은 추 장관을 뛰어넘어 문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멈출 것이고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는 조종(弔鐘)을 울릴 것”이라며 “이제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혀라”라고 말했다. 권영세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런 터무니없는 미증유의 사태가 벌어졌는데도 대통령이 여전히 손놓고 있다면 대통령이기를 아예 포기한 한심한 사람이거나 이 모든 상황을 배후조종한 아주 음흉한 독재자”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도대체 이 나라가 어디로 가는가. 온 국민이 경악하고 불안해한다”며 “정의와 법치를 책임지는 법무부와 검찰의 수장 두 사람이 이러고 있는데, 대통령은 숨어서 아무 말이 없다? 이건 나라도 아니다”라고 했다.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지금까지 일련의 과정은 검찰총장 해임을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그런 점에서 청와대가 이 문제에 대해 방관할 것이 아니라 책임 있게 입장 표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다만 정의당은 추 장관이 윤 총장 직무배제의 근거로 든 6가지 이유와 관련해 “추 장관이 밝힌 감찰 결과에 있어 울산 사건 및 조국 재판부 사찰 의혹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밝혀져야 할 것”이라면서도 “그밖의 감찰 결과는 기존에 거론됐던 내용을 다시 반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 위원들은 “추 장관은 업무 처리에 있어 형평성이나 균형성을 완전히 잃었다”며 “25일 오전 10시 법무부 및 대검찰청에 대한 긴급 현안질의와 추 장관, 윤 총장의 출석을 요구하는 개회요구서를 법사위원장에게 제출했다”고 밝혔다. 법사위원장은 민주당 윤호중 의원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야당이 요구한 그 시간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처리 등을 위한 법안심사1소위원회를 단독으로 소집한 상태라 야당의 요구를 거절할 것으로 보인다.

이은택 nabi@donga.com·윤다빈 기자
#이낙연#국민의힘#주호영#윤석열#여야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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