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핵무기 기관, F-35A 전술핵폭탄 시험 성공
우리 공군 F-35A 40대 구입, 현재 24대 인도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한반도 비핵화 역행
미국이 F-35A 스텔스 전투기로 전술 핵폭탄을 투하하는 데 성공한 가운데 우리 공군이 보유한 F-35A로도 같은 능력을 보유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 3대 핵무기 개발기관인 샌디아국립연구소는 지난 23일 보도자료에서 “스텔스전투기 F-35A 라이트닝2에 장착한 B61-12 개량형 전술 핵폭탄의 첫 적합성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연구소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빠르게 비행하는 F-35A 전투기가 몸통 아래 수납문을 열고 유선형 폭탄을 떨군다. 폭탄은 섬광과 함께 양 옆으로 연기를 내뿜으며 나선형으로 360도 회전을 하면서 지표면에 내리꽂혔다.
개량형 저위력 전술핵폭탄인 B61-12는 미국이 양산 중인 무기다. B61-12 폭발력은 최대 50kt으로 평가된다. 지하 깊은 곳에 있는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어 ‘핵 벙커버스터’로도 불린다.
미국이 F-35A를 활용한 전술핵폭탄 투하에 성공하면서 우리 공군이 보유한 F-35A에 적용가능한지 여부를 놓고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우리 군은 2023년까지 F-35A 40대를 미국으로부터 구입할 예정이다. 지난달까지 24대가 도착했다. F-35A가 실전에 투입되는 시점은 내년이다.
전문가들은 우리 군 F-35A에 전술핵폭탄을 장착하는 것이 기술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구조적으로는 당연히 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공군 안팎에서도 미국에서 전술핵폭탄을 구입해 들여오면 장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미국 F-35A와 우리 F-35A가 같은 기종인 만큼 전술핵폭탄 장착을 위해 일부 개조가 이뤄졌더라도 제작사인 록히드마틴과 협의하면 풀릴 문제라는 것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미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유럽의 나토 회원국들처럼 미국과 전술핵무기를 공유하는 입장이 아니다. 따라서 미국이 무장 통합을 허용해줘야 비로소 운용이 가능해진다.
아울러 전술핵폭탄 장착은 우리 정부가 선언한 ‘한반도 비핵화’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핵무기 보유 자체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미국 바이든 정부의 행보에 따라 우리 군의 전술핵 보유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협상전략을 재정립해야 하는 이유’라는 글에서 “만약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계속 거부하고 핵능력을 계속 고도화할 경우 한국에서는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나 독자적 핵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매우 높아질 것”이라며 “만약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면 북한은 멀리 있는 미국의 핵무기보다 가까이에 있는 한국의 핵무기에 직접적인 위협을 느껴 미국까지 핵무기로 위협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위원은 이어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면 일본도 핵무장의 길을 걷게 돼 미국이 중국의 군사적 부상을 견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물론 바이든 행정부가 이 같은 옵션을 수용하기는 어렵겠지만 북한으로 하여금 비핵화 협상에 나오게 하고 중국을 압박해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카드를 적극 활용할 필요는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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