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에 ‘신냉전’까지 거론하며 한미동맹 견제한 왕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29일 17시 43분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7일 당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를 만나 “신(新)냉전을 선동하려는 시도는 역사의 발전 조류를 거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25~27일 2박 3일 방한 기간 동안 한국 정부에 미중 갈등 관련 요구사항을 쏟아낸 왕 부장이 여권 핵심인사를 만나서도 한미동맹 강화를 견제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홈페이지에 왕 부장과 문 특보 간 회동 사실을 전하면서 왕 부장이 “다자주의를 지키고 협력을 강화해야만 각종 위기와 도전을 극복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한미, 미일동맹 등을 냉전 사고의 산물이라고 주장해 왔다. 왕 부장은 이어 “(한중은) 역내 협력 체계를 함께 추진하고 국제 정의를 수호하며 아름다운 세계와 아시아를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왕 부장의 발언과 함께 문 특보가 “(한국은) 다자주의와 공정함을 지지하고 모든 형태의 ‘신냉전’ 언행에 반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문 특보는 “중국이 얻은 발전 성과는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다”고도 말했다.

한편 주한중국대사관 측은 왕 부장의 방한 기간 동안 우리 측에 까다로운 경호를 요구하면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열린 26일 외교부 청사 앞에서 진행되던 동북공정 반대 1인 시위를 문제 삼아 경찰에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한국을 떠나기 전엔 서대문구 안산둘레길 등산을 계획해 경찰 병력이 대기했으나 왕 부장이 피곤하다는 이유로 직전에 취소하기도 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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