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중도층 표심…내년 4월 보선 최대변수는?[고성호 기자의 다이내믹 여의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1일 15시 47분


그래픽 강동영 기자 kdy184@donga.com
그래픽 강동영 기자 kdy184@donga.com
내년 4월 보궐 선거를 앞두고 중도층 표심이 요동치고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에서 이탈한 중도층이 국민의힘으로 이동하는가 싶더니 다시 더불어민주당 지지로 돌아섰다. 내년 4월에 예정된 보궐선거에서 중도층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 중도층, 다시 민주당 지지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전국 유권자 25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달 30일 발표한 11월 4주차 정당 지지도(신뢰수준 95%·표본오차 ±2.0%포인트·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중도층의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33.2%를 나타냈다. 전주보다 3.8%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국민의힘의 중도층 지지율은 28.7%로 전주보다 3.3%포인트 떨어졌다. 그 결과 양당 간 중도층 지지도 격차는 오차범위 밖인 4.5%포인트로 다시 벌어졌다.

전주 조사에서 두 정당에 대한 중도층 지지율의 양상은 완전히 달랐다. 더불어민주당(29.4%)이 국민의힘(32.0%)에 오히려 뒤졌다. 이처럼 중도층 지지율 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은 코로나19 극복 기대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코로나19의 3차 유행 조짐이 뚜렷해지면서 정부 방역작업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여론이 더불어민주당의 지지도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 내년 선거 중도층 3가지 현안 민감
그렇다면 코로나19가 항상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할까. 전문가들은 다르게 보고 있다. 내년 4월 보궐 선거 때는 정부와 여당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보궐 선거가 치러지는 내년에도 코로나19 상황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대응 국면이 정부와 여당에게 무조건 유리하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백신 개발로 코로나19 국면이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 수도 있고, 정부가 방역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선거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0월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0월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여기에다 검찰 개혁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도 중도층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부와 여당이 이번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지 못할 경우 중도층이 피로감을 느끼면서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양상으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정책이 중도층 민심 향배를 결정할 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이어 전세난 문제까지 겹치면서 중도층 표심이 많이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배종찬 소장은 “주택가격이 급상승하면서 서울지역 거주자의 상당수가 종합부동산세 납부 대상이 되고 있다”며 “종부세와 부동산 정책에 대해 현 정부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서울시장 후보에게 표를 주겠다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서울 중도층은 여야 최대 표밭
중도층은 이념적 색채가 없기 때문에 진영이 아니라 부동산 등 정부 정책을 합리적으로 평가하는 유권자들로 분류된다. 여당과 야당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지를 보이는 진보와 보수층과 달리 여야를 모두 냉정하게 심판하려는 성향을 띤다.

특히 내년 4월에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서울은 영남이나 호남과는 달리 지역적으로 특정 정당에 표심이 쏠리지 않는 특징을 갖는 대표적인 ‘스윙보터(swing voter)’ 지역이다. 중도층이 20~40%에 달하기 때문에 정치권은 중도층 민심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내년 보궐선거도 지금까지 나타난 보궐선거의 특성상 투표율이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보수와 진보 양 진영에서 절대적 지지층이 각 20%정도 투표에 참여한다면 결국 5% 안팎의 중도층이 어디에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선거 승패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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