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강화 조치에 따라 평양에서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를 비롯 상주 국제구호기구 관계자들의 철수 행렬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줌 이크발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3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북한에 남아 있던 마지막 국제요원들이 전날 평양을 모두 떠났다고 밝혔다.
이크발 대변인은 “요원들이 임무를 끝내고 떠났으며 가족들을 만나러 갔다”라며 “하지만 평양의 국제적십자위원회 사무소는 여전히 운영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조선적십자회와 북한의 신체재활센터에 대한 지원은 계속된다면서도 “코로나19와 관련해 현재 시행 중인 조치들을 감안하면 매우 제한적인 활동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크발 대변인에 따르면, 현재 평양에서는 다른 국제기구와 대사관 관계자들도 계속 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총 40명의 외교관들과 구호요원들이 전날 평양을 떠났고 현재는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 2명, 아일랜드 비정부기구인 ‘컨선 월드와이드’ 1명 등 3명만 남아있다. 북한 주재 이란 대사, 폴란드 외교관들, 러시아인 등도 모두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VOA는 이와 관련 유엔과 폴란드 정부에도 문의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이번 코로나19의 세계적 재유행에 대처해 최근 방역 단계를 다시 ‘초특급’으로 격상하는 등 초긴장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북한의 방역 단계는 전염병의 전파 속도와 위험성에 따라 1급, 특급, 초특급으로 구분되는데 초특급은 ‘치명적이며 파괴적인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이 조성된 상황을 말한다.
이 단계에선 국경과 지상·해상·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을 봉쇄하고 모임과 학업 등을 중지한다. 그러면서도 북한은 공식적으로 아직 코로나19 확진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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