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發 파국 오나…與 “반드시 출범” vs 野 “국민적 저항”

  • 뉴스1
  • 입력 2020년 12월 6일 14시 51분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율사출신 의원들이 참석해 열린 공수처 관련 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회의에서 공수처법 개정 저지와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2020.11.25/뉴스1 © News1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율사출신 의원들이 참석해 열린 공수처 관련 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회의에서 공수처법 개정 저지와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2020.11.25/뉴스1 © News1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사흘 앞두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을 둘러싼 여야의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여야 간 협상이 불발되더라도 공수처법 개정을 강행, 연내 공수처를 출범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합의를 통한 공수처 출범이 정도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많은 분들께서 공수처 때문에 문자를 보내주고 계신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며 “공수처 설치에 대한 저희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무슨 일이 있어도 공수처는 출범한다”며 “오늘까지 여야가 공수처장 후보 합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안됐을 경우 다음주 정기국회 회기 내에 (공수처장 후보) 추천 요건을 변경하는 법 개정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여야 대표 회동에서 쟁점 법안의 합의 처리를 당부한 만큼 이날 공수처장 후보 추천과 관련한 협상은 진행하지만 합의 불발 시 여당 단독으로라도 법 개정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여야는 지난 4일 열린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에서도 공수처법 개정안에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의결을 미룬 바 있다.

당내에서는 더이상 법 개정을 미룰 수 없다는 강경론도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 3040 초선 의원들도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를 촉구했다.

오영환 민주당 의원은 “(공수처법을) 더이상 지체하는 건 21대 총선 민의를 배신하는 것”이라며 “공수처장은 독립된 후보 추천위에 추천 권한이 있다. 원칙적으로 여야 협의 대상이 아니다. 합의와 무관하게 반드시 공수처법은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법사위 소속의 김용민 민주당 의원도 “박 의장의 여야 협의 취지는 공수처법 개정에 대해 협의를 통해 했으면 좋지 않겠냐는 원론적인 말이 아닐까 싶다”며 “7일에도 (공수처법 관련) 토론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의가 안 이뤄지면 표결을 통해 결정할 상황이 올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최후 통첩에 국민의힘은 이날 휴일 의원총회를 소집하고 공수처법을 비롯한 쟁점법안 대응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태년 원내대표가 공수처장 후보 추천에 대한 여야 협상을 시도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국민의힘 의총 전후로 여야 원내대표 간 회동이 성사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여야 원내대표 회동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국민의힘은 여당 단독으로 처리한 임대차3법의 부작용을 언급하며 공수처 출범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에서의 합의 하에 이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을 향해 “(공수처법) 시행도 해보지 않은채 (야당이) 거부권을 남용한다고 하는데 (후보 추천위에서) 한 번 적격자가 없다고 한 게 어떻게 거부권 남용이 되겠냐”며 “자기들과 코드에 맞는 사람을 찾으려 무리하게 법 개정을 한다면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민주당이 (여야가) 합의 가능한 사람을 찾으려고 노력해 (공수처장 후보가) 합의된다면 (여야가 함께) 갈 수 있고 민주당이 (야당의 제안에) 동의하지 않고 무조건 자기 사람을 심겠다면 법 개정으로 나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 재가동 가능성에 대해 “여야가 합의 추천으로 공수처장을 뽑겠다면, 민주당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가능한 부분이라고 본다. (방법을) 합의하고 찾아보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공수처법 개정과 관련해 “대통령은 지난 4일 구체적인 법 이름을 못 박고 구체적인 시한까지 못 박으면서 법안 처리를 종용했다. 여당 대표도 ‘미래 입법과제’로 15개 법안을 강요한다”며 “지난번처럼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금방 해치우겠다는 저의가 읽혀진다”고 비판했다.

이어 “졸속입법이 재앙을 낳는다는 것을 지난 임대차 3법 날치기 통과 후 뼈야프게 겪고도 그런다”며 “이 정권은 제1야당의 협치 노력에도 불구하고 화답은커녕 맹공만 퍼붓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배 대변인은 “국회의장 주재 양당 대표 간 회담에서 공수처장 임명은 원내대표 간 합의 처리 하는 쪽으로 정리됐다”며 “예산안과 마찬가지로 양당 간의 협치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주는 당연히 민주당에서 화답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여야 모두 7일 예정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개의 전 공수처법을 비롯한 쟁점법안 협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극적인 합의안이 도출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공수처법은 물론 경제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과 생활물류법도 회기 내 처리하겠다고도 예고하고 있다.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민생을 지키고 경제를 회복하겠다”며 “고용보험법, 생활물류서비스발전법으로 노동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공정경제 3법 처리로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법사위 소관의 상법개정안은 법안심사 소위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다. 감사위원 분리 선임 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합산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상법개정안 쟁점 조항인 ‘3%룰’과 관련해 민주당 내에서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을 별개로 적용하는 절충안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법사위 논의 과정에서 야당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 의결하겠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경제3법인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과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은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이제 논의가 시작된 단계지만 민주당은 그간 충분한 숙의 과정이 있었다는 점을 들며 9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정무위 소위에서 법안 상정이 늦어졌지만 공정거래법과 금융그룹감독법은 큰 이견이 없고 재계와도 토론을 진행한 것으로 안다”며 “의사일정만 합의되면 정기국회 내 처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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