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소위 긴박했던 하루
국민의힘 법사위 회의실 앞 농성속 여야 원내대표 만나 협의 약속
與 5·18법 단독처리로 분위기 급랭
與, 안건조정위 3분의2 차지… 9일 본회의서 처리 밀어붙일 태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이 7일 여야 간 일촉즉발의 대치 끝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됐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수처법 개정안을 법사위 법안심사 제1소위에서 의결 직전까지 몰아붙였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정면충돌했고, 국회 법사위 소위 회의장 안팎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여당의 공수처법 강행 처리 시도에 맞서 야당은 종일 긴박하게 움직였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오전 8시 50분경 당 소속 의원 전체에 문자메시지로 긴급 소집령을 내렸다. 법사위 소위가 열리는 국회 본관 회의실 앞에 모인 국민의힘 의원 40여 명은 ‘민주주의 유린 공수처법 저지’ ‘친문 게슈타포’ ‘친문무죄 반문유죄’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의회독재 친문독재 공수처법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반복해서 외쳤다.
오전 10시 반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마련된 여야 원내대표 회동 이후 “공수처장 후보 추천은 양당 원내대표가 밀도 있게 협의하기로 했다. 곧바로 협의가 시작될 것”이란 결과가 발표되면서 타협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도 흘러나왔다. 그러나 민주당이 법사위 소위에서 ‘5·18 역사왜곡 처벌법’(5·18민주화운동 특별법) 등을 비쟁점 법안이란 이유로 단독 처리한 직후 여야는 다시 충돌로 치달았다. 국민의힘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이게 민주당이 말하는 공정이고 민주인가”라고 거세게 반발했지만 여당의 수적 우위를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법안1소위원장인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5·18특별법에 이어 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표결 절차를 강행했지만, 의결 직전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안건 조정을 요청하면서 단독 처리가 무산됐다. 이 소식을 듣고 회의장에 달려온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권력이 영원할 것 같은가”라고 목청을 높였고, 김 의원도 “공산주의 국가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이라고 거세게 항의했다.
안건조정위는 법사위 소속 각 당 의석수에 따라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조정위원의 3분의 2(6명 중 4명)를 차지하게 된다. 안건조정위가 구성되더라도 재적 조정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관련 안건을 의결할 수 있어 범여권은 의석수를 앞세워 언제든 개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민주당은 예고한 대로 9일 본회의에서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를 밀어붙일 태세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의원 총회를 열고 강력 반발했다. 주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입으로 민주화를 외치는 사람들이 하는 짓은 헌정 파괴, 민주주의 파괴, 법치주의 파괴”라며 “대한민국 국민들이 전부 개돼지고 바보냐”며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의) 8일 안건조정위 개최 통보는 명백한 국회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의총에서 본회의가 열리는 9일까지 철야 농성을 이어가기로 했다. 특히 9일 본회의에서는 무제한 반대 토론(필리버스터)도 신청해 강행 처리를 최대한 막을 방침이다. 민주당은 야당의 필리버스터 상황에 대비해 10일부터 임시국회를 열도록 하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도 7일 국회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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