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첫 타깃은?…정권 ‘입맛대로’ 비판은 ‘부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이 재석 의원 287명 가운데 찬성 187명, 반대 99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되고 있다. 2020.12.10/뉴스1 © News1

야당의 비토권(거부권)을 사실상 배제한 내용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개정안이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연내 공수처 출범이 유력해졌다.

공수처 출범은 예견된 일이었던 만큼 이른바 ‘공수처 1호 수사 대상’도 정치권에서 자주 거론해 왔다.

여권 내부에선 문재인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하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공공연하게 ‘공수처 수사 대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윤 총장이 법무부 징계위원회에서 해임 등 중징계를 받게 되면 법무부가 수사 의뢰한 윤 총장의 범죄 혐의에 대해 공수처가 직접 수사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이 과정에서 윤 총장 체제 하의 검찰이 수사해 왔던 사건들의 피의사실 공표, 별건 수사, 수사과정의 인권 침해 등 절차 위반에 대해 수사가 확대될 수도 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지난 1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 인턴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해 준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된 후 “공수처 수사를 통해 (윤 총장의) 범죄행위가 낱낱이 드러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러면서 “윤 총장이 재임하며 나에 대한 기소를 포함해 법을 어긴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 문제들이 공수처에서 다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도 “아무 이유없이 현직 총장을 수사대상으로 할 순 없지 않나”라며 “공수처장을 누가 맡더라도 합리적으로 판단하기에 법무부에서 제기한 징계 사유 등을 비춰봤을 때 (윤 총장은) 수사 대상이 된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맥락에서 공수처가 검찰이 기존에 진행해오던 정권을 향한 수사를 막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공수처의 수사이첩요구권을 통해 검찰로부터 현재 수사 중인 권력형 비리 의혹 사건들부터 넘겨받아 소극적으로 수사할 가능성이다.

특히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했던 라임·옵티머스 사건과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를 위한 경제성 평가를 산업통상자원부가 조작했다는 의혹 사건도 공수처가 우선적으로 검찰에서 이첩을 받으려할 사건으로 꼽힌다.

다만, 공수처가 윤 총장을 수사 대상으로 삼게 되면 곧 정권 입맛에 맞는 수사를 진행한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공수처가 안착해야할 출범 초반 정치적인 부담이 크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또 검찰이 월성1호기 가동 중단 결정, 울산시장 선거개입, 라임·옵티머스 사건 등 현 정권의 권력형 비리 사건을 수사하고 있기 때문에 공수처가 검찰의 수사의지를 무력화한다는 정치적 비난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야권은 벌써부터 공수처의 정치 편향성을 공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박민식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수처의 1호 수사 대상은 윤석열 총장”이라며 “공수처의 임무가 정권보위인데, 가장 위협적인 윤석열 총장을 가만히 둘 리가 없다. 억지수사를 통해 윤석열 총장을 감옥으로 보내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