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별방한’ 비건, 쏟아낸 대북메시지…“北, 외교재개 촉구”

  • 뉴스1
  • 입력 2020년 12월 10일 19시 01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미국과 한반도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2020.12.10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미국과 한반도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2020.12.10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현직으로는 사실상 ‘고별 방한’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및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2년간의 북핵 협상을 회고하며 비핵화 협상 재개에 대한 제언을 쏟아냈다.

비건 부장관은 10일 서울 아산정책연구원에서 ‘미국과 한반도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는 자리에서 “(6·12 싱가포르) 합의 내용을 진전시키는 데는 실패했지만, 싱가포르 정상합의의 잠재력은 여전히 살아있다”면서 북한을 향해 “지속적 관여와 힘든 거래를 필요로 하지만, 큰 보상이 있는 진지한 외교를 하길 기대한다”고 제언했다.

비건 부장관은 강연에서 여러차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첫 결실인 6·12 싱가포르 합의의 상징성을 언급하며 북핵 협상이 지속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북한을 향해 대화테이블로 복귀할 것을 촉구하면서, 내년 1월 예정된 제8차 노동당대회에서 ‘외교 재개’와 같은 긍정적인 메시지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비건 부장관은 방한 때마다 북한과의 대화, 한국과의 협력을 강조해왔다. 이번에는 북한을 향한 대화 촉구에 방점이 찍혔다. 비건 부장관은 국경 봉쇄를 강화하며 고립돼 가고 있는 북한을 향해 유화적인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대화 복귀를 유도하는 데 발언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당초 비건 부장관은 이번 방한에서 새로운 메시지보다는 북한에 대한 대화를 촉구하거나 도발에 나서지 않아야 한다는 ‘상황 관리’ 측면의 메시지를 낼 것으로 관측돼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비건 부장관이 정권이양 시점에 방한해 통상적인 수준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란 평가도 제기된다.

또한 이날 비건 부장관은 대북 협상을 이끌어 온 자신의 소회를 밝히면서도, 북한을 향한 제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특히 실무협상의 중요성을 북한에게 강조했다.

그는 “(국제무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각 국가에서 오는 대표들이 권한을 가지고 각자 지속적으로 만나서 로드맵을 만들고, 합의한 목표를 만들고 이를 지도자들이 확고하게 확정 짓는 것”이라며 “이것이 2년 반동안 교훈이다. 북한도 이를 배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한 순간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지속적인 관여, 신뢰, 기브앤테이크(Give and Take·주고받기)가 필요하다”며 그래야 합의로 다가갈 수 있다. 미국은 2년 반동안 그런 의지를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비건 부장관은 이번 방한에서 우리 측 외교안보 고위당국자들과도 만났다. 이들과의 만남에서도 비건 부장관은 ‘긍정적인’ 대북메시지를 발신했다.

그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가진 조찬에서 ”인도주의 협력을 포함한 남북협력을 강력하게 지지한다“며 북한에 대한 기회의 창은 여전히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과 면담 후에는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등과 비공개 회동에 나서 한반도 정세를 공유했다.

저녁에는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닭한마리’ 만찬이 예정됐다. 방한 때마다 닭한마리 메뉴를 즐겨왔던 비건 부장관은 최 차관과 허심탄회하게 그동안의 소회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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