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을 ‘잘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난달(72%)보다 16%포인트(p) 떨어져 5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는 가운데 정부 대응에 대한 긍정평가도 1차 유행시기인 지난 3월 수준으로 돌아갔다.
여론조사 전문회사 한국갤럽은 지난 8~10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잘하고 있는지 물은 결과 56%가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11일 밝혔다. ‘잘못하고 있다’는 32%고, 12%는 의견을 유보했다.
정부 대응 긍정평가는 지난달 72%에서 16%p나 하락했다. 갤럽은 “이달 들어 하루 평균 확진자가 600명 이상 늘어나고, 최근 잦았던 거리두기 단계 조정으로 인한 혼선, 백신 수급 불확실성 등 영향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1차 확산 당시 정부 대응 긍정 평가는 41%에 그쳤다.
이후 4월 국회의원선거를 무사히 치르고 5월 초 일일 확진자 수가 한 자릿수를 기록하면서 정부 대응 긍정률은 85%까지 상승했다. 광화문 집회를 기점으로 수도권 확진자가 급증했던 8·9월 67%로 일시 하락했다가 확산세가 잦아든 10월 70%대로 올라섰다.
11월은 국내 재확산세가 뚜렷했으나 정부 대응 평가는 전반적으로 10월과 비슷해 방역당국에 대한 신뢰에는 큰 흔들림 없어 보였다.
갤럽은 “코로나19 정부 대응 긍정률 기준으로 볼 때 정치적 성향별 차이가 크다”며 “대부분의 응답자 특성에서는 대체로 긍정률이 높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31%에 그치며 무당층과 성향 보수층에서는 긍·부정률이 40% 내외로 비슷하다”고 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감에 대한 조사 결과는 ‘매우 걱정된다’ 43%, ‘어느 정도 걱정된다’ 37%, ‘별로 걱정되지 않는다’ 14%,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 5%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감염 우려감(‘매우+어느 정도 걱정된다’ 응답 비율)은 80%로 11월과 같다. 이는 수도권 확진자 급증으로 거리두기 2.5단계(개편 전 기준)를 적용했던 8~9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특별방역기간(9/28~10/11)을 거쳐 10월 12일 거리두기 1단계로 완화했는데, 이후 확진자 증가세가 완연해졌고 최근 더 가팔라졌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11월 초순 100명대에서 하순 400~500명대로 늘었고, 이번 조사 기간 종료일 포함 최근 7일간(12월 4~10일) 평균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628명이다.
우려와 별개로 본인의 감염 가능성(인지적 판단)을 조사한 결과는 ‘많이 있다’ 18%, ‘어느 정도 있다’ 45%, ‘별로 없다’ 20%, ‘전혀 없다’ 8%로 나타났으며, 9%는 의견을 유보했다.
실제 감염 가능성 인식(‘많이+어느 정도 있다’ 응답 비율)은 6~7월 50%대 중후반으로 큰 변화 없다가 8월 처음으로 60%를 넘었고, 이후 비슷한 수준에 머문다.
갤럽은 “지금은 전 지역에 걸쳐 확산세가 급등하고 있어 최대 위기라 할 수 있는데도 성인 열 명 중 세 명(28%)은 여전히 ‘나는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별로+전혀) 없다’고 인식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나 하나쯤 괜찮겠지’라는 소수의 방심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방역과 경제활동 유지 중 어느 쪽에 더 중점을 둬야 하는지 물은 결과 ‘경제활동 위축되더라도 방역에 더 중점’ 54%, ‘경제활동·방역 비슷하게 중점’ 41%로 나타났다. 4%는 의견을 유보했다.
또 코로나19에 따른 가구 소득 변화를 조사한 결과 ‘줄었다’ 45%, ‘늘었다’ 3%, ‘변화 없다’ 50%로 나타났다. 가구 소득이 줄었다는 응답은 자영업 종사자에게서 82%에 달했고, 연령별로 볼 때도 자영업 비중이 큰 50대(62%)에게서 가장 많았다.
이번 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3.1%p(95% 신뢰수준)에 응답률은 16%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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