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12시간 47분 동안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진행해 역대 필리버스터 최장 기록을 바꿨다. 종전 기록은 2016년 테러방지법 입법 반대 토론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전 의원이 세운 12시간 31분이었다.
11일 오후 3시 24분 필리버스터를 위해 단상에 오른 윤 의원은 12일 오전 4시 12분까지 총 12시간 47분 동안 민주당의 국가정보원법 개정 등에 반대하는 연설을 했다. 그는 민주당이 일방 처리에 나선 국정원법과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 5·18역사왜곡처벌법 등 3개 법을 ‘닥쳐 3법’으로 명명하면서 “국가가 개인에게 닥치라고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당내에서는 윤 의원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정진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한국판 마거릿 대처’라고 치켜세웠다. 박수영 의원도 ‘대한민국 최고 경제학자의 12시간 47분짜리 무료 특강’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급하게 필리버스터에 참여해 준비할 시간이 짧았다”며 “386세대의 시대착오적 생각과 사익 추구 행태가 얼마나 나라를 내려앉히는지 전달하고 싶었다”고 했다. 앞서 윤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의 ‘임대차 3법’ 강행 처리 과정에서 ‘나는 임차인입니다’라는 연설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반면 민주당은 윤 의원을 향해 “국회가 필리버스터 기록 깨기 게임을 하는 곳이 아니다”라며 흠집 내기에 나섰다. 또 윤 의원이 연설 도중 프랑스 자유주의 사상가 알렉시 드 토크빌의 저서 ‘미국의 민주주의’를 읽은 점도 문제 삼았다. 박진영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엄중한 코로나 위기 상황에 남의 책 읽으면서 필리버스터 기록을 깨서 행복하십니까”라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