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대변인 “변창흠 설명 확인 발언”… 공식 풀기사엔 ‘물음표’ 없어
동영상 봐도 동의하는 뉘앙스… 유승민 ‘니가 가라 공공임대’ 글올려
靑게시판엔 ‘文사저 6평 제한’ 청원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공공임대주택단지 현장방문에서 전용면적 44m²(옛 13평형) 아파트를 찾아 “어린아이 같은 경우에는 2명도 가능하겠다”고 한 발언을 두고 정치권의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이 문 대통령 발언을 비판하자 청와대는 “사실 왜곡”이라고 주장하며 “오로지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공격하기 위한 것”이라고 야권 대선주자들을 직접 비판하고 나섰다.
○ ‘13평 4인 가족’ 논란에 “사실 왜곡” 주장한 靑
유 전 의원은 12일 오전 ‘니가 가라 공공임대’란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올려 “보통 사람들은 내 집 마련의 꿈을 갖고 있는데, 대통령은 그런 ‘바보 같은 꿈’은 버리라고 한다”며 “부동산 대참사를 만들어놓고 조금도 반성할 줄 모른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도 “퇴임 후 795평 사저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국민에게 할 말은 아닌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문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 크기를 ‘6평’으로 제한해 달라는 청원도 등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2일 1차례 공지와 2차례 서면브리핑으로 해당 발언에 대해 “사실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강 대변인은 12일 새벽 공지문에서 “문 대통령은 44m² 투룸 세대를 둘러보면서 일부 기사의 제목처럼 ‘4인 가족도 살겠다’ ‘(부부가) 아이 둘도 키우겠다’ 등의 발언을 한 적이 전혀 없다”며 “이 발언은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의 설명을 ‘확인’하면서 ‘질문’을 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에서 본보 보도 등을 언급하며 “대통령 언급은 ‘그러니까 신혼부부에 아이 1명이 표준이고… 어린아이 같은 경우에는 2명도 가능하겠다’였다. 대통령의 워딩은 ‘질문’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 전 의원과 안 대표를 겨냥해 “정치 지도자를 꿈꾸는 분들이라면 대통령과 국민을 이간시켜서 정치 이익을 보려고 하지 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현장방문 영상과 청와대 공식 풀기사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인 변 사장은 전용 44m² 아파트 내 한 방에 들어가 “방이 좁기는 하지만 아이가 둘 있으면 위에 1명, 밑에 1명을 줄 수가 있고, 이걸 재배치해서 책상 2개 놓고 같이 공부할 수 있다”고 소개한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러니까 신혼부부에 아이 1명이 표준이고, 어린아이 같은 경우에는 2명도 가능하겠다”고 하자 변 후보자는 “네. 여기는 침실이고요…”라며 설명을 이어간다. 문 대통령의 발언 자체에 13평형에 어린아이 둘을 둔 신혼부부가 거주할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셈. 청와대가 배포하는 공식 풀기사에도 문 대통령의 해당 발언에는 물음표 부호가 담기지 않았다. 강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 이후에도 풀기사는 수정되지 않았다.
○ 野 “청와대 해명 억지…국민에 공감 못 해”
또 청와대는 “전용면적 13평형이지만 공급면적으로는 21평인 집”이라고 주장했다. 언론에서 굳이 13평형이라고 표현해서 (4인 가족이) 살 수 없는 집으로 표시했다는 뉘앙스다. 하지만 현장방문에서 변 후보자는 해당 단지에 대해 “여기 평형은 16∼44m², 그러니까 6평에서 13평 정도 소규모 평형”이라고 말하면서 별도로 공급면적은 언급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13일 논평에서 “대통령의 발언이 질문이었다는 청와대 해명은 억지”라며 “백번 양보해 13평 아파트를 보고 저런 질문을 하는 것은 그럼 상식적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문 대통령이) 그 좁은 공간에 4명이 살 수 있을 것처럼 말하는 장관 후보자를 야단쳤어야 한다”며 “부동산 문제만큼은 자신 있다던 문 대통령은 아직도 국민들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