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전-라임-선거개입 수사 물건너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16일 03시 00분


“공수처, 권력유지 위한 괴물”
장혜영 “이미 독립성-중립성 상실”

국민의힘은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을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표현하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의 당위성을 주장한 데 대해 “권력 유지를 위해 만든 괴물이 언젠가는 스스로를 옥죄게 할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윤희석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문 대통령이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을 언급한 대목에 대해 “자가당착이다. 원자력발전소 경제성 조작 의혹, 라임·옵티머스 사기 사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등 현 정권 비리는 그대로 묻힐 것”이라고 했다. 김은혜 대변인도 “취임 당시 무소불위 권력기관은 없게 하겠다던 대통령이 무소불위 공수처 괴물기관의 탄생을 축하하는 것은 절제와 관용의 ‘김대중 정신’을 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발언은 유체이탈 수준을 넘어섰다. 대통령은 지금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조차 모르는 경지에 들어섰다”며 “반드시 정권 교체를 해서 저런 공수처를 만든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공수처를 설치했다면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은 없었을 것’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공수처가 있었다면 검찰은 국정농단 수사를 시작조차 못 하지 않았겠느냐”고 꼬집었다.

공수처장 임명에 대한 비토권이 사라진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지금이라도 야당과 협의해 중립적인 공수처장을 뽑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협상 비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성일종 비상대책위원은 MBC 라디오에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여당에 제시한) 중립적 인사는 신현수, 이석수 전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이라고 했다. 신 전 기조실장은 노무현 정부 대통령사정비서관과 문 대통령 선거캠프 법률지원단장을 지냈고, 이 전 기조실장은 박근혜 정부 초대 특별감찰관을 지내다 정권과의 갈등으로 사임한 뒤 2018년 신 전 기조실장의 후임자로 지명된 인물이다.

야당의 공수처장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내용의 공수처법 개정안 표결 당시 기권했던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무리하게 출범한 공수처가 과연 제대로 검찰개혁을 해낼 수 있을 것인가”라며 “이미 독립성과 중립성을 상실한 상태로 출범하기 때문에 그저 끝없는 정쟁의 소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국민의힘#공수처#괴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