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에 관한 시를 쓴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가 집권 여당을 향해 “독재에 저항했지만, 자기편이 권력을 잡으면 독재여도 상관없다는 태도를 갖고 있다”라고 쓴소리를 남겼다.
최 교수는 21일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민주나 자유가 크게 후퇴하는 ‘역사 퇴행 현상’에 빠져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최근 그는 SNS에 ‘나는 5·18을 왜곡한다’라는 제목의 시를 게재했다는 이유로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해당 시는 “지금 나는 5·18을 저주하고, 5·18을 모욕한다”로 시작한다.
이 시가 더욱 논란이 된 이유는 최 교수가 과거 여러 기고와 인터뷰 등을 통해 5·18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왔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이같은 시를 쓴 이유에 대해 “5·18을 훼손하지 말자는 시”라며 “5·18을 ‘역사왜곡처벌 특별법’에 가두는 일이 5·18 정신을 제한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역사적 사실을 정부가 ‘특별법’으로 묶어 처벌하는 예는 문명국가에서 거의 없다. 역사적 사실을 특별법으로 묶기 시작하면 ‘역사’를 가진 세계가 거의 모두 법으로 묶일 것이다. 그러면 민주와 자유는 숨이 막힌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9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는 5·18민주화운동 특별법 개정안(왜곡처벌법)이 통과됐다. 이는 5·18을 부인·비방·왜곡·날조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 반대의 뜻을 밝힌 최 교수는 “역사교과서 제작 방식을 국정에서 검정으로 바꿀 때, 천안함 왜곡처벌 특별법 제정을 반대할 때 등 그 정신은 왜 적용되지 않는가”라면서 “기본 정신이 상황에 따라 임의로 적용되지 않아야 역사가 바로 간다”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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