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다음 서울시 집행부는 범야권 연립 지방정부가 돼야 한다”고 21일 밝혔다. 전날 출마 선언 직후 국민의힘에서 “입당해 경선에 참여하라”는 반응이 나오자 이를 일축하고 ‘당 대 당 연립’으로 맞받아친 것. 안 대표가 야권 단일화 주도권을 쥐기 위해 선제공격에 나섰다는 말이 나온다.
안 대표는 이날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10년의 적폐, 3년 반의 과오를 단시간 내 해결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범야권이 힘을 합친다면 못할 것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서울시 보궐선거 승리를 위한 모든 과정 하나하나가 험난할 것”이라며 “정녕 문재인 정부 시즌2를 원하는가. 범야권이 이점을 잊지 않는다면 우리는 무엇이든 결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한다면 ‘연립 지방정부’라는 말은 성립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안 대표가 야권 후보 단일화를 두고 “입당하라”고 반응한 국민의힘의 요구를 일축하고 사실상 자신과 국민의힘 후보 간 ‘결선투표 형 경선’을 요구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측근들도 동시다발적 지원사격에 나섰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CBS라디오에 출연해 “통합과 입당을 해서 단일화를 하는 방법은 서울시민들의 인식에 비춰봐서 잘한 선택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고, 이태규 사무총장은 KBS라디오에서 “(입당 후 경선은) 또 다른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관점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특별대우는 없다’는 점을 고수했다. 국민의힘 재·보선 공천관리위원장인 정진석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안 대표가 한마디 했다고 해서 우리가 동요하면 안 된다”며 “우리 페이스대로 가면 된다”고 말했다. 4선 중진 권영세 의원도 “안 후보도 야당 경선에 참여해야 한다. 정식으로 입당해서 참여하면 더 바람직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안 대표의 출마를 평가절하하면서도, 날선 비판은 이어가는 등 경계심을 드러냈다. 신동근 최고위원은 최고위에서 “지금의 낮은 인기로는 대선 출마가 어렵다는 판단으로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는 게 아닌가 의구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노웅래 최고위원도 “서울시 1000만 시민의 민생을 (안 대표) 자신의 화풀이 도구로 삼으려는 것은 정말 위험한 발상”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도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재확인했다. 금 전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출마의지는) 몇 번 말씀드린 것”이라며 “(경선) 방법론만으로는 연대 효과를 발휘할 수 없고 시민들이 어떻게 야권을 신뢰하게 만들지에 대한 논의가 (먼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금 전 의원은 안 대표처럼 국민의힘 밖 서울시장 후보군이라는 점에서 경선규칙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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