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와 이용구 법무부 차관 등이 구설수에 오른 것과 관련해 무거운 침묵을 유지하며 여론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청와대는 일단 변 후보자와 이 차관의 해명을 지켜본다는 입장이지만, 경우에 따라선 직접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21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변 후보자는 현재 Δ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재직 시절 학교 동문을 고위직에 채용한 의혹 Δ친여 인사인 허인회씨가 이사장으로 있던 태양광 업체 밀어주기 의혹 Δ구의역 사고 김군 등에 대한 막말 Δ2006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를 과다 대출로 매수한 의혹 등으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무엇보다 변 후보자의 ‘막말’ 논란은 국민의힘 등 보수야권은 물론 진보성향인 정의당으로부터도 비판 대상이 되고 있다.
변 후보자는 SH 사장 재직 시절 회의에서 2016년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홀로 정비하다 열차에 치여 숨진 김모군을 언급하며 “걔(피해자 김군을 지칭)가 조금만 신경 썼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 “서울시 산하 메트로로부터 위탁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고, 아파트내 공동식당 운영과 관련해선 “못사는 사람들이 밥을 집에서 해서 먹지 미쳤다고 사서 먹느냐”는 발언도 알려지며 논란을 일으켰다.
이 차관은 지난달 초 주거지인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에서 술에 취한 자신을 태우고 온 택시기사가 잠이 든 자신을 깨우자 욕설을 하며 멱살을 잡은 사실이 알려져 구설수에 올랐다. 당시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는데, 이후 경찰은 단순 폭행혐의를 적용해 택시기사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사건을 내사종결 처리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청와대는 변 후보자와 이 차관과 관련한 돌발적인 리스크에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그러나 변 후보자와 이 차관의 사안에 대해선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 관계자들의 곤혹스러운 표정에서도 이같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21일 뉴스1과 통화에서 “청와대가 두 사람 사안에 대해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변 후보자의 경우는 오는 23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만큼 우선 인사청문회를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단 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때까지 관련 입장을 낼 테니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변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답변 자료를 통해 구의역 사고 등에 대한 자신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앞으로 공직 후보자로서 더 깊게 성찰하고 더 무겁게 행동하겠다”라고 사과했다.
이 차관의 경우, 청와대는 이 차관 폭행 혐의와 관련해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특가법) 적용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였지만, 차츰 이 차관의 직접적인 사과나 해명이 필요하다는 인식으로 변화하는 기류가 읽혀진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금은 특가법 적용 여부가 맞는지, 안 맞는지를 따질 게 아니라 이 차관이 비록 민간인 신분에 한 일이긴 하지만 공직자로서 구설수에 오른 것에 대해 설명하고 국민들께 이해를 구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이처럼 청와대가 이들 사안에 대해 신중한 기류이긴 하지만, 여론이 반전되지 않을 경우 또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자칫 인사검증에 대한 실패 책임이 청와대로 불똥이 튈 수 있기 때문이다.
댓글 0